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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라톱이 가방으로, 가방은 조끼로…래코드와 나이키 손잡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대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손을 잡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에서 전개하는 래코드는 버려지는 의류 재고를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로 이번엔 나이키의 의류 재고를 활용했다. 바로 ‘래코드 바이 나이키(RE;CODE by NIKE)’다.

必환경 라이프 ? 의류 업사이클링 #코오롱 래코드와 나이키의 협업 프로젝트 #랜선 업사이클링 워크숍도 열어 #'에코브리티' 배우 류준열, 박진희 참가

래코드 측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 스웨트셔츠·조거팬츠 등 기능성 의류부터 모자‧양말‧비니‧가방 등 액세서리까지 재고품 3000여 종이 사용됐고, 30여개 스타일의 의류와 25종의 액세서리가 새롭게 태어났다. 제품은 모두 한정판으로 오는 14일부터 온·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해 순차적으로 판매된다.

버려지는 재고 의류를 해체한 뒤 재조합하는 리디자인 방식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일에 코오롱 '래코드'와 '나이키'가 함께 했다. 사진 래코드

버려지는 재고 의류를 해체한 뒤 재조합하는 리디자인 방식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일에 코오롱 '래코드'와 '나이키'가 함께 했다. 사진 래코드

스포츠 브라톱이 가방으로, 운동화 솔은 슬리퍼로

나이키는 현재 제로 탄소와 제로 폐기물을 목표로 하는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래코드의 브랜드 철학에 공감한 나이키 코리아가 업사이클링을 제안해 지난해 8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나이키 물류 센터에서 재고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나이키 의류 재고에 래코드 장인들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진 '래코드 바이 나이키' 제품. 사진 래코드

나이키 의류 재고에 래코드 장인들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진 '래코드 바이 나이키' 제품. 사진 래코드

‘래코드 바이 나이키’ 제품들에는 나이키 재고 의류 외에 코오롱FnC의 재고 의류와 원단도 더해졌다. 의류와 액세서리를 해체한 뒤 전혀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조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흔한 디자인의 회색 스웨트셔츠에 아노락 점퍼와 정장 재킷 소매가 더해져 독특한 디자인의 상의가 만들어졌다. 사진 래코드

흔한 디자인의 회색 스웨트셔츠에 아노락 점퍼와 정장 재킷 소매가 더해져 독특한 디자인의 상의가 만들어졌다. 사진 래코드

검정 긴팔 셔츠는 소매 부분을 해체하고 재접합한 결과 우아한 형태의 케이프 셔츠가 됐다. 스포츠 브라톱은 가방, 남성 셔츠는 아이들을 위한 점프슈트가 됐다. 가방은 조끼로, 스니커즈 안쪽 밑창은 슬리퍼로 재탄생했다.

랜선 워크숍 참여해보니

지난 4일 오후 7시에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워크숍도 열렸다. 나이키닷컴을 통해 사전 신청한 4000명 중 선정된 100명의 참가자가 온라인상에서 집에 있는 의류를 업사이클링 해보는 워크숍이었다. ‘에코지니’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환경 사랑이 남다른 배우 박진희가 사회를 맡고, 환경을 사랑하는 셀럽이라는 의미의 ‘에코브리티(Eco+Celebrity)’로 자리매김한 배우 류준열이 특별 초대 손님으로 참가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스웨트셔츠나 긴팔 셔츠를 업사이클링 해보는 온라인 워크숍도 열렸다. 100명의 참가자가 '줌'에 모여서 가위질을 했다. 사진 줌 캡처

더 이상 입지 않는 스웨트셔츠나 긴팔 셔츠를 업사이클링 해보는 온라인 워크숍도 열렸다. 100명의 참가자가 '줌'에 모여서 가위질을 했다. 사진 줌 캡처

류준열은 “개인 한 명 한 명이 환경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영향력 있는 기업이 나서주면 보다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환경을 위한 개인적 실천으로 평소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특히 빨대 사용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여러분이 음료를 주문할 때 ‘빨대는 괜찮습니다’ 한마디만 해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온라인 워크숍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배우 류준열은 "의류 업사이클링은 멋있고 의미있는 시도"라며 "일상의 작은 행동이지만 모이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사진 줌 캡처

온라인 워크숍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배우 류준열은 "의류 업사이클링은 멋있고 의미있는 시도"라며 "일상의 작은 행동이지만 모이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사진 줌 캡처

래코드의 업사이클링 워크숍은 2016년부터 ‘리테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돼온 친환경 프로젝트다. 쓸모를 다한 물건에 새로운 쓰임을 주자는 의미로 여러 사람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진행되는데, 이번 워크숍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풍경인 셈이다.

남자 친구에게 선물받은 카디건을 리폼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으로 만들고 싶다는 여성, 운동하면서 입었던 옷을 리폼해 추억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체대생 등 참가자들의 다양한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준비물은 간단했다. 입지 않는 긴팔 스웨트셔츠와 가위. 참가자가 선택할 수 있는 리폼 디자인으로는 소매 부분이 케이프처럼 마감된 구조적인 실루엣의 스웨트셔츠 또는 티셔츠 위에 겹쳐서 입을 수 있는 조끼 타입의 스웨트셔츠 두 가지가 제안됐다. 해체 작업은 비교적 간단했다. 옷을 뒤집어 평평하게 바닥에 펼친 후, 가위로 겨드랑이 양옆 시접을 따라 자르면 된다.

래코드의 의류 업사이클링 온라인 워크숍 현장. 래코드의 디자이너가 직접 출연해 의류 해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줌 캡쳐

래코드의 의류 업사이클링 온라인 워크숍 현장. 래코드의 디자이너가 직접 출연해 의류 해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줌 캡쳐

다만 이번 온라인 워크숍에선 옷을 해체하는 작업까지만 진행됐다. 운동용 스웨트셔츠의 경우 직물의 특성상 내구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집에서 개인이 꿰매기는 어렵다. 때문에 해체 후 래코드로 보내주면 바느질 장인이 수작업으로 새로운 옷을 만들어 다시 보내준다.

업사이클링 작업을 실제로 해보니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옷들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입지 않는 옷을 찾는 과정에서 평소 너무 많은 옷을 소비하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낸다. 지구를 위한 건강한 소비생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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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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