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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차보험 서비스 무산되나…업계 3위 DB손보 논의 중단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가 준비 중인 자동차보험 가격 비교 서비스가 보험업계와의 수수료 갈등으로 무산될 위기다. 이미 제휴를 거부한 한 삼성화재 외에 DB손해보험이 제휴 논의를 중단했다. KB손해보험마저 제휴에서 빠지면 손해보험사 ‘빅4’ 중 현대해상만 남게 된다. 보험료 비교 서비스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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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 3위인 DB손보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자동차보험 가격 비교 서비스 제휴 체결 건에 대한 논의를 멈추기로 가닥을 잡았다. 자동차보험의 사업 구조상 네이버파이낸셜에 지급해야 할 광고비 명목의 11%대 수수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DB손보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다면 다시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제휴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당초 연내 자동차보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네이버 사이트에서 각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가격을 비교하고 가입자로부터 보험료의 11% 만큼을 네이버가 가져가는 구조다. 이는 보험설계사가 상담하는 전화마케팅(TM)의 수수료율 5∼10%보다 높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일찌감치 네이버와 의견을 달리했다. DB손보는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API)을 만들기 위한 검토도 원점으로 돌렸다.

KB손보 ‘신중 검토’…네이버 “수수료 제시한 적 없다”

업계 4위인 KB손보 역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KB손보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제휴 건에 대한 사업비 지출의 적정성 등을 신중하게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보까지 네이버와 손을 잡지 않으면 자동차보험 점유율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빅4’ 중 현대해상만 남게 된다. 하지만 현대해상이 단독으로 네이버와 제휴를 맺게 되면 각 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해 준다는 서비스 취지가 무의미해진다.

손보사들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무엇보다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수조원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온라인 계약 건당 전속 설계사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수수료 하향 조정이 가능성에 대해 “아직 논의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한 뒤 수수료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31일 “해당 서비스 수수료나 광고비 조건에 대해 보험사들과 협의한 바가 없다”며 “11%의 수수료나 광고비를 제시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기술적 협의를 하는 단계기 때문에 수수료를 포함한 제휴 계약을 세부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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