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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세기의 교향곡 탄생시킨 스코틀랜드 여왕의 불륜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석렬의 인생은 안단테(16)

작곡가 멘델스존은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은 작곡가였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멘델스존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여 이 젊은 작곡가의 재능을 모차르트와 비교할 정도였다. 멘델스존의 뛰어난 재능은 연주와 작곡 모두에서 세인들의 감탄을 자아내어 외국의 왕실과 극장들이 그를 초대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는 빼어난 구성과 인상미로 감탄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작곡가 자신도 이 작품의 시작과 완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일이 한두 번이 아녔다. 멘델스존은 이 작품을 작곡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교향곡은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멀리 달아난다.”

펠릭스 멘델스존. 에두아르트 마그너스(Eduard Magnus) 그림(1833). Berlin State Library 소장. [사진 Wikimedia Commons]

펠릭스 멘델스존. 에두아르트 마그너스(Eduard Magnus) 그림(1833). Berlin State Library 소장. [사진 Wikimedia Commons]

남들이 부러워하는 재능을 지녔지만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가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교향곡이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이 작품이 지닌 묘사적 차원들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또한 이 작품의 내용과 소재도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것이어서 작곡은 난항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과 맞물려 이 교향곡의 구상과 악상 전개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20대 초반에 구상을 시작한 이 교향곡은 오랜 시간이 지나 1842년에야 완성했다. 참으로 천재 작곡가의 역작이라고 할 만하다. 작곡가 특유의 탄탄한 구성력이 듣는 이를 감탄시킨다.

작곡가 멘델스존이 영국을 방문하면 영국인들은 그의 음악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영국의 청중들은 천재의 재능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멘델스존은 영국 사회에서 명사의 대접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모셀레스, 소프라노 마리아 말리브란, 플루티스트 루이스 드루에 등도 멘델스존의 음악회에 참여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때 멘델스존은 일행들과 함께 스코틀랜드로 가서 휴가를 보내게 되었는데 글래스고와 에든버러 등을 여행했고 스코틀랜드의 경치와 문화를 체험했다. 과거 메리 여왕의 궁전도 방문해 영국의 역사를 체험하기도 했는데, 메리 여왕의 궁전 방문은 멘델스존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멘델스존은 당시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메리 여왕이 살았던 궁전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회전식 계단이 있는데 그들은 이 계단을 올라가 리치오를 발견하고 그를 끌어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방 세 개쯤을 지난 어두운 모퉁이에서 그를 살해했지요.”

작곡가 멘델스존이 영국을 방문하면 영국인들은 그의 음악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영국의 청중들은 천재의 재능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멘델스존은 영국 사회에서 명사의 대접을 받았다. [사진 pexels]

작곡가 멘델스존이 영국을 방문하면 영국인들은 그의 음악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영국의 청중들은 천재의 재능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멘델스존은 영국 사회에서 명사의 대접을 받았다. [사진 pexels]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은 어린 나이에 프랑스의 궁정으로 시집을 가서 왕비가 되었지만 병약한 남편은 2년 만에 서거했다. 그 후 스코틀랜드로 되돌아와 25년간을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살았다.

메리 여왕의 남편 헨리 스튜어트는 여왕의 신하였던 리치오와 메리 여왕과의 관계를 의심했으며 결국 헨리 스튜어트는 리치오를 살해했다. 멘델스존은 여왕의 궁전을 방문했을 때 이 사건을 회상했는데 이것이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의 모티브가 되었다.

작곡가에게 역사적 명소의 방문은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작곡가가 방문한 메리 여왕의 궁전은 많은 부분이 허물어지고 황폐해졌지만, 그곳에서 작곡가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비극적 인상을 떠올린 것이다. 멘델스존의 뛰어난 상상력과 인간적 연민은 훌륭한 교향곡을 탄생시켰다. 허물어지고 황폐한 궁전에서 작곡가는 교향곡 ‘스코틀랜드’의 동기를 부여받았고 오랜 노력 끝에 명작을 탄생시킨 것이다.

음악평론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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