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의 주역 존 흄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0.08.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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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존 흄

존 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의 주역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존 흄(사진)이 세상을 떠났다고 3일 BBC가 보도했다. 83세.

30년 분쟁 끝내 98년 노벨평화상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의 당수(1979~2001년)였던 흄은 1968년부터 본격화된 북아일랜드의 뿌리 깊은 갈등을 끝낸 인물이다. 당시 북아일랜드는 신·구 교도 간 대립이 극심했다. 이들은 영국과 가까운 연합주의자 대 아일랜드공화국주의자로 나뉘어 대립했다. 30년 넘는 분쟁 기간 북아일랜드에선 신·구교도 대립으로 3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은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도 잘 드러난다.

1937년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에서 태어난 흄은 성직자 교육을 받다 1960년대 민권운동에 뜻을 두고 정계에 투신했다. SDLP 창당 때부터 관여한 흄은 비폭력주의를 지향하며 경쟁 관계에 있던 신페인당의 당수 제리 애덤스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흄은 “피 대신 땀을 흘리자”고 하며 반목하는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흄의 설득으로 마침내 1998년 ‘성(聖) 금요일 평화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 성사됐다. ‘성 금요일 평화 협정’은 30여년간 지속한 북아일랜드의 폭력과 갈등을 극복하는 출발점이 됐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안을 체결한 공을 인정받아 흄은 1998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노벨 평화상 외에도 간디 평화상과 마틴 루서 킹 평화상도 같이 거머쥐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BBC에 “존 흄은 정치계의 거인”이라면서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믿기를 거부한 예지력 있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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