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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영토확대…317조 PG시장 판 흔들 ‘토스페이먼츠’ 출범

중앙일보

입력

모바일 금융서비스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사업명 ‘토스’)가 3일 전자지급결제대행(PG)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공식 출범시켰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앱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자지급결제대행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비바리퍼블리카

모바일 금융 서비스 앱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자지급결제대행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비바리퍼블리카

토스페이먼츠는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문을 비바리퍼블리카가 100% 인수해 설립한 지급결제회사다. PG(Payment Gateway)란 온라인에서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와 가맹점 간 통신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상거래에서는 밴(VAN)사업자가 이 같은 역할을 맡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PG의 일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은 각각 1204만건, 5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26.2% 증가해 연간 317조 규모에 달했다.

토스, PG사 진출로 가맹점 공략 

토스페이먼츠가 3일 공식 출범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페이먼츠가 3일 공식 출범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OO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사업자는 온‧오프라인에서 카드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카드사와 PG사(VAN사) 등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때문에 “매입‧결제지시‧발급 등에 지급되는 결제수수료 때문에 수익화가 어렵다(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는 게 한계로 지적돼왔다.

이 같은 PG사업을 직접 수행해 ‘더 간편한’ 결제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게 토스페이먼츠 목표다. 토스를 통해 유입된 간편결제 고객과 가맹점 사이의 장벽을 없앤다는 취지다. 지난해 기준, PG사업 시장에서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LG유플러스 등 3개사가 65~7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페이먼츠는 LG유플러스의 가맹점 및 협력사 계약 등을 모두 인계받는다”며 “기존 PG사의 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과감하고 새로운 정책을 9월 중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스페이먼츠는 당장 가맹점의 결제정산 주기를 앞당겨 결제와 지급의 간격을 줄일 예정이다. 업계 평균 7일(영업일 기준)이 소요되던 신규 중소 가맹점의 결제 정산 주기를 2일로 단축해 소비자가 결제한 즉시 가맹점에 대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간편결제‧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와 연계하는 가맹점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쿠페이·쓱페이 잡을까…목표는 한국의 '페이팔'

토스페이먼츠가 최근 빨라지는 유통업계의 간편결제 시장 침투를 막아낼 수단이 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이 연 평균 20% 이상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자체 쇼핑 플랫폼을 보유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다. 네이버쇼핑의 네이버페이, 쿠팡의 쿠페이, 신세계그룹의 SSG페이(쓱페이) 등이 대표사례다. 지난해 이커머스 간편결제 이용금액 가운데 쿠페이‧SSG페이 등 유통‧제조업자의 점유율은 73%에 달했다. 황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간편결제 이용 비중은 자체 쇼핑 플랫폼에서 리워드 등 마케팅을 통해 결제를 유도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이팔

페이팔

토스페이먼츠의 목표는 미국 결제업체인 페이팔(Paypal)이다. 페이팔은 소상공인 가맹점에게 온·오프라인 상 모든 금융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공룡 유통기업인 아마존의 지급결제 서비스인 아마존페이먼츠 등을 제치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결제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토스페이먼츠 역시 신규 소규모 창업자에 대해 PG가입비를 면제하고, 가맹점 보증보험을 무료로 가입하게 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민표 토스페이먼츠 대표는 “사용자에게 최고의 결제경험을 선사하고 가맹점 사업성장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토스페이먼츠 출범이 향후 시작될 ‘종합지급결제사업자’ 경쟁의 밑거름이 될 지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자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대출을 제외하고 계좌개설, 자금이체, 결제 등 거의 모든 은행업무가 가능한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토스 측은 당장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본인가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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