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대박'이 통합당 전략 바꿨다, 장외→연설투쟁 선회

중앙일보

입력 2020.08.03 15:49

업데이트 2020.08.03 15:57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 연단에 서겠다는 반대 토론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어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제2, 제3의 윤희숙이 나오지 말란 법 없다” (3일 미래통합당 관계자)

통합당이 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제2의 윤희숙 카드’를 벼르고 있다. 부동산, 공수처 후속 법안 등 여당의 강행 처리를 물리력으로 저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윤희숙식 ‘연설 투쟁’으로 여론전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연설 투쟁의 무대는 4일 본회의 반대 토론이 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중진 의원보다는 참신한 초선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에 따르면 3일 오후 기준 15명가량의 의원이 반대 토론에 나서겠다고 자원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윤희숙 의원 후속 타자로 입양한 딸과 조카 등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김미애 의원이나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을 지낸 이영 의원 등 여성 초선이 물망에 올라 있다. 경제통인 유경준 의원과 윤희숙 의원은 연단에 오를 발언자의 원고를 감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는 김미애 의원. 연합뉴스

지난 7월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는 김미애 의원. 연합뉴스

지난주 초만 해도 상임위 강행 등 거여(巨與)의 위력을 절감한 통합당 내부에선 무력감이 감돌았다. “장외 투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었다. 하지만 윤 의원 연설의 효과를 톡톡히 보자 당의 기류가 바뀌었다. 한 당 인사는 “당황한 민주당이 조급하게 반격에 나서면서 윤준병 의원의 ‘월세 발언’, 박범계 의원의 ‘이상한 억양’ 발언 등 실책이 이어졌다”며 “장외 집회에서 100번 마이크를 잡는 것보다 원내에서 호소력 있는 발언을 한 번 하는 게 효과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통합당은 본회의 이후에도 전문성 있는 의원을 중심으로 여권의 실책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여성경제인협회장을 지낸 한무경 의원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을 지적하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신원식 의원이 대북전단 금지법, 월북자 논란에 대해 일침을 놓는 식이다. 당 사정에 밝은 인사는 “지금 구도에선 민주당과 고함을 치며 백병전을 벌이면 백전백패”라며 “당의 숨은 인재가 민주당의 오류를 예리하게 꼬집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실력이 이 국면에서 냉정하게 판가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 “‘민주당 아웃’ 피켓 대신 연설문 들겠다”

6월 15일 항의 구호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15일 항의 구호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은 향후 정부ㆍ여당 정책을 지적하는 ‘연설 투쟁’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아웃(out)’이 적힌 피켓을 잠시 접어두고, 정부ㆍ여당의 뼈를 때리는 연설을 묶어 일종의 ‘저항록’을 발간할 계획”이라며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피켓 대신 연설문을 든 의원들의 이미지가 당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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