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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포스트 코로나 아닌 ‘위드 코로나’…이번 휴가는 달라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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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민욱 복지행정팀 기자

김민욱 복지행정팀 기자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온 후,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종식은커녕 2차 유행 걱정할 판 #확실한 백신·치료제 나올 때까진 #휴가철에도 방역 수칙 철저해야

포스트(Post) 코로나, 즉 코로나 종식 이후를 얘기하던 때가 잠깐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코로나 종식을 입에 올리는 이가 없다. 코로나 사태 속에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

2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포스트 코로나’ 단어가 포함된 기사(52개 언론사 기준)는 1831건이었다. 이후 6월(6081건)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달엔 5091건으로 떨어졌다.

포스트 코로나19는 쉽게 말해 “코로나 종식 이후의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준비해보자”는 담론이다. 그만큼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가 멀어졌다는 의미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외와 달리 국내 코로나 상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올 가을 코로나 2차 유행이 올 것이란 예상이 심심찮게 나온다. 2차 유행이 언제, 어떤 식으로 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지금이 ‘위드(With) 코로나19’ 시대라는 건 확실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2일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위드 코로나’라고 할 만큼 당분간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6개월, 1년 또는 그 이상까지, 지금처럼 환자가 산발적으로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지난 6개월 간 모두가 경험했다. 환자가 발생하면 빠르게 추가 확산을 차단하면서 나머지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에 더욱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어서다.

최근 광주광역시가 좋은 예를 보여줬다.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달 2일 광주시는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그랬더니 이동량이 42% 줄었다. 이동량은 휴대전화 가입자가 실제 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30분 이상 머물러야 잡힌다. 시행 직전 94만8000건에 달했던 통화량이 같은달 12일 55만건으로 확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12일은 ‘빨간날’이었다.

부산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2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국내외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2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국내외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광주시의 최근 7일간 신규 환자는 ‘0명’이다. 많을 때는 하루에 20명 이상 쏟아졌었다. 중대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주 시민 40%가량이 집 밖을 나가지 않더라”며 “생활방역이 학습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여러 선진국이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급하게 추진되다 보니 벌써부터 효과·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준 치료제로 주목받은 렘데시비르도 위중·중증 환자의 치명률을 기대했던 것만큼 낮추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혈장 치료제 개발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치명률을 확 낮출 수 있는 백신·치료제가 나온다면 방역체계는 또 한번 바뀔 것이다. 일상회복에 좀 더 가깝게 말이다. 하지만 그 전까진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휴가철이 또 한번의 고비다. 코로나 종식이 언제일까.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가 답이다.

김민욱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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