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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반려견 금지령'…"강제로 잡아다 보신탕집 넘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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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휴전 67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6회 전국노병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소띈 얼굴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6·25전쟁 휴전 67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6회 전국노병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소띈 얼굴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반려견 금지령'을 내리고, 최근 평양에서 반려견 키우는 집들을 파악해 살처분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대북 제재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비사회주의 투쟁'을 통해 기강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신문은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반려견 금지령'을 내렸다며 "최근 평양에서는 애완견 키우는 집들을 파악해 스스로 바치게 하거나 강제로 잡아다 처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잡아들인 애완견) 일부는 중앙동물원에 보내고 일부는 단고기집(보신탕 식당)에 팔아넘기거나 잡아먹고 있다"며 이에 평양에선 "마구잡이식 처리 방식에 견주들이 김정은을 욕한다" "동물도 감정이 있는데 김정은은 감정도 없다"는 등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식용견 사육을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단고기(개고기)를 민족음식·국보급 음식으로 치켜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청와대 관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송강(수컷)과 곰이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청와대 관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송강(수컷)과 곰이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에선 과거부터 반려견 사육을 '자본주의 문화'로 여겨왔다. 그럼에도 반려견 사육이 아주 낯선 문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풍산개 한 쌍(곰이·송강)을 선물했다. 둘은 문 대통령의 반려견 마루·토리, 반려묘 찡찡이와 함께 청와대에서 지내고 있다.

90년대 초부터 북한 고위층과 부유층은 반려견을 사육하기 시작했고, 최근 사육 가구가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최근 남한 드라마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의 모습이 많이 등장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한국드라마나 영화·노래를 시청하는 경우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자본주의 현상을 섬멸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고, 지난달 '반려견 사육은 부르주아 사상에 물든 행위로, 자본주의 요소의 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반려견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북한, 경제난에도 "국경 봉쇄" 

한편 북한은 이날 "모든 통로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 격폐 하는 것은 단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초미의 문제"라고 하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조치를 이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성된 방역위기를 타개하고 인민의 안녕과 조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사수하자'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싣고 "(통로 차단은) 핵심 중의 핵심사항"이라며 "차단과 격폐를 더욱 완벽하게 하는 것은 비상방역사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수입물자 취급에서 책임성과 역할을 최대로 높여나가야 한다"며 "우리의 봉쇄진을 천백배로 강화해 나갈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경제난에도 국경 봉쇄를 통해 바이러스 유입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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