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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물폭탄에 충북 아수라장…일가족 3명 실종, 4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간당 최고 50㎜가량의 집중 호우가 내린 충북 북부지역에서 주민들이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급류에 휩쓸리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오후 4시 현재, 4명 숨지고 8명 실종 #70대 물에 빠져, 구하려던 딸·사위도 사고 #산사태로 충주에서만 주민 2명 목숨 잃어

충북소방본부와 단양소방서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55분께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에서 “사람이 급류에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는 하천 주변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2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린 충북 충주시 앙성면 축사가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토사에 매몰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린 충북 충주시 앙성면 축사가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토사에 매몰돼 있다. 연합뉴스

단양군과 소방당국은 밭에서 배수로 물길을 내던 주민 A씨(72·여)가 실종되자 이를 본 딸과 사위가 A씨를 구하려다 함께 실종된 것으로 보고 주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충주에서는 산사태로 유실된 토사가 축사와 농가를 덮치면서 주민 2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축사를 덮쳤다. 이 사고로 축사가 무너지고 이어 가스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B씨(56·여)가 숨졌다.

충주시 앙성면 관계자는 “산비탈의 토사가 축사를 덮친 뒤 2차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며 “(B씨) 남편이 마을까지 뛰어 내려와 신고했지만 안타깝게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2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린 충북 충주시 산척면 불어난 하천변 주택이 기울어져 있다. 연합뉴스

2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린 충북 충주시 산척면 불어난 하천변 주택이 기울어져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8시께 충주시 엄정면에서는 C씨(77·여)가 산사태로 매몰돼 숨졌다. C씨는 조립식 농막에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내린 토사가 덮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엄정면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312㎜의 폭우가 내렸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사곡리 복사골 인근 낚시터에서는 오전 11시께 D씨(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D시는 오전 8시께 물이 불어난 마을 하천에 빠졌다고 한다. 감곡면에는 2일 오전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7시간 동안 215㎜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앞서 오전 6시20분에는 제천시 금성면의 한 캠핑장에서 E씨(42)가 유출된 토사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사고 직후 캠핑장에 있던 손님 166명은 인근 교회로 긴급 대피했다.

2일 오전 충북 충주시 소태면 한 도로에 토사가 유출돼 주차 중이던 차량을 덥쳤다. 뉴스1

2일 오전 충북 충주시 소태면 한 도로에 토사가 유출돼 주차 중이던 차량을 덥쳤다. 뉴스1

2일 오후 4시 반 기준 집중호우로 발생한 충북지역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도 단양 일가족 3명을 비롯해 8명이 발생했는데, 충북소방본부와 각 자치단체에 사고 신고가 잇따르면서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충주시 산척면의 한 하천에서는 폭발사고 피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구조대원 F씨(29)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출동 과정에서 하천물이 불어나자 F씨가 차량에서 내려 이를 확인하던 중 갑자기 도로가 유실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주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소방청과 충북소방본부는 27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사고 지점부터 하류까지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폭우로 사고 지역 하천의 수량이 많고 유실되거나 파손된 부분이 많아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오전 충북 충주 산척면 도로가 유실되면서 충주소방서 직원이 급류에 빠져 실종됐다. 119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충북 충주 산척면 도로가 유실되면서 충주소방서 직원이 급류에 빠져 실종됐다. 119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날 오후 3시께 괴산군 청천면 거봉교일근달천에서 카누를 타던 5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 남성은 일행인 여성 2명과 카누를 타다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2명은 급류에 떠내려가다 출동한 119에 구조됐다.

충주·단양=신진호·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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