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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토스의 보험진출 3社3色…보험업계 “겁난다”

중앙일보

입력

“솔직히 겁난다.”

네이버‧카카오‧토스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한 보험업계 관계자의 토로다. 이들 ‘빅테크’ 3사의 보험업계 진출은 업계 최대 화두다.

3사가 각각 다른 경로를 공략해 기존 보험사로선 대응책 마련도 마땅찮다. 플랫폼을 활용한 보험 견적비교 서비스(네이버파이낸셜), 보험 법인대리점(GA)설립(토스), 손해보험사 설립(카카오페이)이다. 보험업계에선 “이러다 보험업계가 완전히 빅테크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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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자동차보험 견적비교 서비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출시할 예정인 보험 견적비교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과 제휴해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아직 계약내용이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네이버파이낸셜 측 설명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삼성화재이 압도적 1위인데, 네이버와 손해보험 3사가 힘을 합쳐 그 시장 파이를 먹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사이버마케팅(CM)채널 점유율은 50~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네이버는 직접 보험상품을 만들지는 않을 예정이다. 앞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기존 금융사 상품에 네이버의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에선 “네이버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해 기존 상품에 추가로 수수료를 붙이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한때 네이버 측이 제휴 3사에 요구한 수수료가 보험료의 약 11%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지난달 31일 “해당 서비스에 대해 11%라는 수수료나 광고비를 제시한 바 없고, 조건에 대해 협의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제휴에 참여할 예정인 KB손해보험 관계자도 “현재까진 네이버와 제휴조건에 대해 세부 논의를 한 건 없다”고 전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토스인슈어런스, 보험설계사 정규직 채용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진출 방식은 네이버보다 본격적이다. 토스는 보험 법인대리점(GA) 성격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 법인을 이미 공식 출범시켰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비대면 맞춤 보장분석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TM(텔레마케팅) 보험설계 조직이다. 고객이 토스 애플리케이션의 ‘내 보험 조회’ 서비스에서 이미 가입된 보험내역을 확인하고, 설계사 상담을 받고 싶은 경우 ‘분석받기’를 누르면 토스인슈어런스 보험분석매니저에게 연결되는 구조다.

토스가 추구하는 보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적인 설계사’ 채용이다. 토스 관계자는 “단순히 제휴사를 비교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에게 일대일 맞춤형으로 보험을 설계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토스는 지난 달 업계 최초로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공개채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다만 한 GA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형 GA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네이버까지 보험 비교 서비스에 가세할 텐데, 100명 수준의 설계사 채용을 내건 토스의 경쟁력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스

토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손보사 설립 나서 

반면 카카오페이는 직접 보험회사를 설립하는 ‘정공법’을 내세운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삼성화재와 합작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기로 했으나 자동차보험 진출 등에 대한 이견으로 합작이 무산된 뒤 단독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카카오페이가 공동으로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현재로선 새로운 파트너를 구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설립할 보험사의 경쟁력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유입된 2030세대 고객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손해보험에 가입한 2030세대의 비율은 평균 70%대로 4050세대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했다. 카카오페이가 젊은 세대를 공략한 소비자 맞춤형 미니보험 등 독특한 비대면 보험상품을 개발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이미 캐롯손해보험처럼 특이한 상품을 개발하는 디지털 손보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상품 다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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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보험업계는 이들 기업의 ‘3사3색’ 진출에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들 빅테크 3사는 향후 정보주체의 동의 하에 한 금융 앱에서 흩어져 있는 모든 금융정보를 불러올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보험업 진출은 단순히 보험영업이익뿐 아니라 고객 의료‧보험 데이터를 수집해 더 고도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발판으로 해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고객 수가 상당한 빅테크 플랫폼에 보험업계가 종속될 가능성도 있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지만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 업체와 제휴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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