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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괜히 샀다가 변색되면 똥값? 조금은 생소한 은 투자법

중앙일보

입력

금값이 너무 오르자 은까지 주목받는 요즘입니다. 금 투자를 생각했다가 너무 비싸진 가격을 보며 ‘그때 살 걸, 이젠 늦었다’고 생각했다면, ‘가난한 자들의 금’이라 불리는 은도 있습니다. 금과 비교하면 은 투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은 투자 방법과 주의점을 총정리했습니다.

실버바 구매 시에는 '포나인' 즉, 9가 4개인지 순도를 확인해야 한다. 셔터스톡

실버바 구매 시에는 '포나인' 즉, 9가 4개인지 순도를 확인해야 한다. 셔터스톡

#손에 쥐는 투자, 실물 은

=실물투자의 장점은 되팔 때 세금이 없단 점이다. 즉, 시세차익을 아무리 많이 봐도 나라에 돈은 안 낸다. 다만, 살 때 세금이 10%(부가가치세)다. 또 개인 간 거래가 아닌 이상 사고팔 때 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한다(판매마진·매입마진).

=‘한국거래소 금시장’과 ‘한국금거래소’는 다른 곳이다. 전자는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방침에 따라 2014년부터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현물시장이고, 후자는 귀금속 제작·유통 회사 이름이다.

=한국거래소 은시장은 없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 거래가 더욱 활발해진다면 은 시장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 어디서 무엇을 사나 

=은행이나 귀금속 유통업체를 통해 살 수 있다. 업체는 대개 ‘OO금거래소’ ‘OO금속’ 등의 이름이다. 삼성금거래소·한국금거래소·대성금속 등 큰 업체에선 자체 브랜드 실버바도 판다. 물론 시중 금은방에서도 은을 살 수도 있지만, 품질보증 문제를 생각하면 제작·판매업체의 신뢰도를 따져봐야 한다.

=투자용으론 대개 직육면체 형태의 바(bar)를 산다. 무늬가 있는 메달 형태(불리온)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아름답게 제작하기 위해 추가비용이 들다 보니 소장·수집용으로 알맞다. 원료 그대로 구슬 형태(그래뉼)를 파는 곳도 있는데, 수공 과정이 없어 저렴하고 작은 단위로 살 수 있단 장점이 있지만, 압인 등을 새길 수 없어 품질보증은 외부 포장으로만 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에는 스페인은행 금고를 턴 강도들이 금을 알갱이 형태(그래뉼)로 만들어 반출하는 내용이 나온다. 넷플릭스 화면 캡쳐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에는 스페인은행 금고를 턴 강도들이 금을 알갱이 형태(그래뉼)로 만들어 반출하는 내용이 나온다. 넷플릭스 화면 캡쳐

#그래서 1kg에 얼마? 

=조폐공사가 지난해 5월부터 실버바를 팔고 있다. 다만 골드바와 달리 조폐공사 쇼핑몰에서 팔진 않고, 삼성금거래소·SM금거래소골드를 통해 판다. 7월 31일 오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해 보니, 조폐공사 실버바는 112만8000원, 삼성금거래소실버바는 109만8000원에 같은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모두 1kg 기준·부가세 포함). 조폐공사 실버바가 3만원 더 비싸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자체 품질인증 인력을 두고 철저하게 순도 분석을 한다”는 게 다른 실버바와의 차별점이라고 말한다. 되팔 때는 어떨까. 삼성금거래소 관계자는 “재매입할 때는 (조폐공사 실버바나 삼성금거래소 실버바나) 가격 차이가 없다”면서도 “다만 소비자 간 거래에선 조폐공사 실버바가 더 값이 나가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카페에서 확인해 보니, 최근 대성금속 실버바는 103~105만원, 조폐공사 실버바는 107~110만 원 정도에 판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신한·우리·국민은행에서 파는 실버바는 한국금거래소에서 만든 것이다. 은행은 대신 팔아주고 수수료를 받는다(우리 17%·신한 18%·국민 19%). 이날 우리은행에서 파는 실버바 1kg 가격은 116만874원이었다(부가세 포함). 하나은행은 실버바를 팔지 않는다.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홈페이지. 골드바는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실버바는 다른 회사를 통해 위탁판매하고있다.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홈페이지. 골드바는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실버바는 다른 회사를 통해 위탁판매하고있다.

#금과 달라, 주의점은

=골드바보다 실버바 수수료가 높다. 신한은행을 기준으로 보면, 골드바는 사고팔 때 각각 수수료가 5%씩인데 실버바는 살 때 18%, 팔 때 7%가 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버바는 골드바보다 거래량이 적고 변동 폭이 크며 제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더 많은 수수료를 붙인다”고 설명한다.

=금과 달리 은은 잘 변한다. 실버바를 사 뒀다가 일부 변색이 일어나면 되팔 때 문제는 없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단 팔 때부터 대개 밀폐 케이스·비닐 랩핑 등으로 꼼꼼히 포장해 주기 때문에, 그대로만 보관했다면 변색 우려는 적다. 또 “미세한 틈이라도 있으면 산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변색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품질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매입한다”는 게 귀금속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은 가격 변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때보다 많이 올랐지만, 은은 변동성이 큰 금속이기 때문에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 네이버 캡쳐

최근 은 가격 변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때보다 많이 올랐지만, 은은 변동성이 큰 금속이기 때문에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 네이버 캡쳐

#은 말고 돈만, 간접투자법 3가지

=금고도 없는데 굳이 부가세 내고 실물을 갖고 싶지 않다면 간접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팔 때 이익을 봤다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이익을 못 봤다면 당연히 세금은 안 낸다. 사는 순간 세금을 내야 하는 실물투자와 다른 점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은을 실시간 가격에 따라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은 통장(실버리슈)을 만들 수 있다. 살 때와 팔 때 각각 은값의 3.5%를 수수료로 낸다. 금 통장과 달리 실물 인출은 안 된다. 금·은은 안전자산이지만 금·은 통장은 안전자산이 아니다. 이들은 파생상품으로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으며, 투자위험등급은 2등급이다.

=ETF는 수수료가 좀 더 저렴하다(국내 0.68%, 해외 0.5%). 은만 다루는 국내 ETF는 KODEX 은선물이 유일한데, 지난 한 주(7월 27~31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255억 원어치(488만주)를 사는 등 인기가 높아졌다. 해외 ETF 중에서는 미국의 iShares Silver Trust(SLV)가 가장 규모가 크다. 해외 ETF의 경우 배당소득세 대신 양도소득세(22%)를 붙이는데, 연간 실현수익이 250만원 미만이면 세금이 없다.

=고려아연(코스피)·팬아메리칸실버(나스닥) 등은 생산회사의 주식을 사거나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문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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