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전형적 독점…빅테크 부숴야" 美 청문회 끝낸 반독점소위원장

중앙일보

입력 2020.07.30 14:11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데이비드 시실린 위원장. AFP=연합뉴스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데이비드 시실린 위원장. AFP=연합뉴스

정보통신(IT) 기업의 정점에 서 있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청문회 자리에 섰다. 반독점 소위원회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점 문제 조사를 시작한지 13개월만.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 소위 위원장은 6시간에 걸친 청문회를 마감하며 "이들 회사에 독점력(monopoly power)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며 "4개 기업 모두 적절한 규제와 책임이 필요하며, 일부는 (독점을) 부숴야(broken up)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첫 번째 타깃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시실린 위원장은 청문회 직후 미 매체 악시오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추가 의견을 밝혔다. 독점 해체 대상으로 첫손에 꼽힌 건 페이스북이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인수가 경쟁자 인수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것이 독점과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의 일부라는 점이 (이번 청문회에서)확인됐다"며 "이는 경쟁자를 없애버린, 전형적인 독점 "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10억 달러)을, 2014년엔 왓츠앱(19억 달러)을 인수했다. 시실린 위원장은 "당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인수합병을 허용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행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자신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격인 FTC와 미 법무부(DOJ)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의 인수합병을 재조사 중이다. 조 사이먼스 FTC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과거 승인했던 페이스북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쟁점은 페이스북의 과거 인수합병이 '경쟁자 싹 자르기'였냐는 점. 상황은 페이스북에 불리하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29일 인스타그램 인수를 준비하던 저커버그 CEO가 2012년 당시 최고재무관리자(CFO)였던 데이비드 에버스만에게 보낸 이메일을 폭로했다. '인스타그램 인수는 페이스북의 경쟁자를 없애고 페이스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내용이다. 제리 나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이 이메일을 근거로 "페이스북이 경쟁을 회피하고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며 "이는 현행 독점금지법에 위반되는 반경쟁적 인수합병"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경쟁자이면서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으로 여겼다"며 "당시 다른 많은 경쟁업체가 있었고, FTC도 인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왓츠앱 인수도 "텔레코스 등 다른 통신사업자와 경쟁 끝에 인수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마존·구글도 문제"…8월 말 최종 보고서

시실린 위원장은 페이스북 뿐 아니라 4개의 거대기업 모두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명확한 페이스북에 비해 구글과 아마존의 시장지배 문제는 훨씬 복잡한 사안"이라며 "(청문회에서)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제3자 판매기업의 데이터를 (아마존이) 이용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이 새롭게 밝혀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독점소위는 아마존이 온라인 상점에 입점한 판매업자의 상품데이터를 이용해 인기 상품을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고 아마존 앱에 우선 노출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시실린 위원장은 "반독점법은 철도 회사들의 독점 문제 때문에 1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소비자 후생(wellbeing of consumers)은 상품 가격을 넘어, 기업이 수집한 개인 데이터가 소비자와 디지털 경제의 후생을 위협하지 않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독점 소위는 8월 말에서 9월에 최종보고서를 통해 권고사항을 명시하고 의회에서 입법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원엽 기자, 김지혜 리서처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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