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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지금은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금값 앞날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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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

제롬 파월 Fed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버전 물가진단이 제시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를 마친 뒤 연 화상 기자회견에서 “지금 상황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말이 많은데, 우리(Fed)가 보고 있듯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Fed 버전 물가진단' 제시 #금값 급등 등으로 최근 비등해진 인플레-디플레 논란에 대한 답변 #식료품 등의 물가 오름세는 국지현상, "수요 쇼크가 물가 상승 억제"

이어 파월은 “지금은 큰 수요 급감(쇼크) 때문에 근원인플레이션(core CPI)이 1%까지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가의 중도적 태도

파월이 말한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률이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현상이다. 이 말에서 통화정책 담당자 특유의 중도적 태도가 드러난다. 지금은 디플레이션 상황도 아니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도 아니란 얘기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극단적인 예측 게임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Fed 등 주요 중앙은행 종이돈 남발을 근거로 금값이 치솟았다. 심지어 몇몇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와중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때 파월은 디스인플레이션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최근 5일 사이 금값(8월 인도분, 온스당 달러)

최근 5일 사이 금값(8월 인도분, 온스당 달러)

“물가 상승은 국지적 상황”

파월도 일부 물가 상승 현상을 언급하기는 했다. 그는 “팬데믹은 인플레에도 큰 영향을 줬다”며 “식료품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이 공급 부족 때문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반적으로 여행 등 서비스 산업의 수요 위축이 소비자물가 등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2%에 미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볼 수는 없고 “디스인플레이션”이란 얘기다.

이날 파월의 발언이 앞으로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전제가 될 전망이다. 팬데믹 현상이 가라앉지 않는 한 인플레보다는 실물경제 부양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Fed 내부자들의 컨센서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금값은 이날도 강세를 보였다.

“실물경제는 예측 불가”

파월 등 FOMC 멤버들은 이날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했다.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본격화한 올 3월 하순 기준금리를 0~0.25%로 낮췄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등의 (Fed 법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지원하겠다”며 “미 경제가 본궤도에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파월은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 흐름이 이어질지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는 코로나 억제에 달렸다. 앞날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하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계속 동원하는 중이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긴급처방을 계속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은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명확하게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더블딥 질문에 대해 “지금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지출과 고용지표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또 그는 앞으로 상황이 나빠지면 어떤 정책을 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파월 기자회견 이후 금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8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31.1g) 1960달러 선을 넘었다. 뉴욕 시간 오후 한때 1930달러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미 국채시장에선 5년물 금리가 한때 0.2437%까지 하락했다. Fed의 기준금리 상한선 아래로 떨어졌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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