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m 하늘 다리 위 살금살금…서울의 얼짱 각도를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0.07.30 06:00

세계 최고 높이 스카이브릿지를 가다 

빌딩 숲과 한강이 발아래 아득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롯데월드타워 맨 꼭대기 '스카이브릿지(지상 541m 높이)'에서 본 풍경이다. 전 세계 타워 체험시설 가운데 가장 높다. 장진영 기자

빌딩 숲과 한강이 발아래 아득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롯데월드타워 맨 꼭대기 '스카이브릿지(지상 541m 높이)'에서 본 풍경이다. 전 세계 타워 체험시설 가운데 가장 높다. 장진영 기자

당신은 강심장인가. 어딘가에 높고, 무섭고, 새로운 무언가가 생겼다고 하면 기어코 올라가보는 성격이라면.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생긴 ‘스카이브릿지’에 당장 가볼 일이다. 지상 541m 위에 놓인 다리라 스카이브릿지다. 스카이워크‧하늘공원 등등 ‘스카이’라는 이름을 넘보는 시설은 많지만, 이만큼 하늘과 가깝진 못하다.

서울 하늘과 가장 가깝다

스카이브릿지는 롯데월드타워 정상의 두 첨탑을 잇는 다리다. 길이는 11m에 불과하지만, 전망은 압도적이다.[사진 롯데월드]

스카이브릿지는 롯데월드타워 정상의 두 첨탑을 잇는 다리다. 길이는 11m에 불과하지만, 전망은 압도적이다.[사진 롯데월드]

세계 유수 고층 빌딩이 가진 공통점 하나, 아찔한 높이의 체험 시설이다. 마카오타워 61층 난간에서 뛰는 번지점프가 대표적이다. LA에 있는 US뱅크타워의 명물은 70층 외벽에 설치한 투명 미끄럼틀 ‘스카이 슬라이드’다.

세계 주요 고층 타워 체험시설 높이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세계 주요 고층 타워 체험시설 높이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24일 롯데월드타워에도 공중 체험 시설이 들어섰다. 이름하여 ‘스카이브릿지’. 이른바 ‘사우론의 눈(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탑)’으로 불리던 타워 맨 꼭대기, ‘11자’형으로 선 두 첨탑 사이에 다리를 놨다.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541m에 이른다. 세계 최고 높이의 타워 체험 시설이다.

숫자로 보는 스카이브릿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숫자로 보는 스카이브릿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541m 하늘 다리로 가는 과정은 이렇다. 일단 타워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17층으로 이동한다. 딱 60초가 걸린다. 117층에서 점프슈트와 하네스(안전벨트), 안전모를 착용한 다음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는다. 이제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통하는 124층까지 오른다. 벌써 숨이 차시나, 아직 멀었다. 몸 상태가 어떤지, 심장에 이상이 있는지 따위를 묻는 서약서에 사인해야 옥상 문이 열린다. 그제야 추락을 막는 안전줄에 하네스를 건다. 이즈음 “새빨간 점프슈트가 90년대 아이돌 복장 같다”며 낄낄대던 체험자들 입가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지붕 위 첨탑은 일종의 ‘깔딱고개’다. 안전줄 부여잡고 쉭쉭 바람이 파고드는 철계단을 265개 밟아야 다리와 만난다. 아무튼 요약하건대 무진장 높은 곳이다. 무서워서인지 진이 빠진 건지, 막상 공중 다리 앞에 서니 두 다리가 풀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스카이브릿지는 1680㎏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방방 뛰어도 상관없다. 몸에 채우는 하네스 역시 4톤 무게를 견딘다. 장진영 기자

스카이브릿지는 1680㎏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방방 뛰어도 상관없다. 몸에 채우는 하네스 역시 4톤 무게를 견딘다. 장진영 기자

“앞 팀엔 낙오자가 있었는데, 혹시 포기하실 분? 자 그럼 팔 벌려 뛰기, 시작!”

다리에 오르자, 안전요원이 서서히 단계를 높여간다. 하늘 보고 걷기, 눈 감고 뒤로 걷기, 팔 벌려 뛰기, 난간에 걸터앉아 인증 사진 찍기 등등…, 다리에서 노는 방법은 이토록 간단하고도 아찔하다. 1680㎏의 하중을 견디는 철제 다리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불안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폭이 70㎝에 불과해서일까, 안전장비가 몸을 꼭 붙들고 있는 걸 아는데도 자꾸 두 발이 얼어붙고 엉덩이가 뒤로 빠진다. 체험자들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나는 무섭지 않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 더 뛰자”고 조르는 강심장도 있다.

스릴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경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개 ‘어마!’로 시작해, 결국 ‘와~’ 소리를 토한다. 실내에 전망대가 따로 있지만, 비할 바가 아니다. 스카이브릿지가 더 높을 뿐 아니라, 유리 벽 따위의 칸막이가 없다. 하늘을 찌를 듯 높아 보였던 서울의 빌딩 숲이 발아래 아득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남산의 N서울타워, 잠실종합운동장은 그저 장난감 블록 같다. 멀찍이 서쪽으로는 남한산(462m), 동쪽으로는 한강의 유려한 ‘S라인’이 거칠 것 없이 열린다. 평생을 서울에서 어슬렁거렸지만 이런 전망은 처음 봤다.

들인 돈 아깝지 않으려면

스카이브릿지 입장료에는 기념사진 2매가 포함돼 있다. 전문 사진가가 체험 순간을 생생히 담아준다. [사진 롯데월드]

스카이브릿지 입장료에는 기념사진 2매가 포함돼 있다. 전문 사진가가 체험 순간을 생생히 담아준다. [사진 롯데월드]

이건 알고 가자. 스카이브릿지는 당분간 주 5일 체제다. 코로나19의 영향이다. 수~일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만 운영한다. 정시마다 체험자를 받는데 한 번에 12명씩, 하루 72명만 이용할 수 있다. 점프슈트·안전모 등의 장비는 체험이 끝날 때마다 소독한다. 카메라는 소지할 수 없다. 자칫 떨어뜨렸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휴대폰 역시 목에 거는 투명한 팩에 넣어 사용해야 한다. 인생 사진이 걱정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전문 사진가가 첨탑 위에 올라 체험 순간을 생생히 담아준다.

체험에 드는 시간은 대략 60분 남짓, 체험료는 10만원을 받는다. 서울스카이 입장권과 기념사진 2매, 수료증을 포함한 패키지라고 해도, 만만치 않은 값이다. 본전 생각이 나지 않으려면? 방법이 없다. 대차게 노는 수밖에.

현장 직원이 귀띔한 스카이브릿지의 골든아워는 6~7시다. 그나마 햇볕이 순해 더위가 덜하고 사진도 잘 나온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 오면 해넘이 사진도 노려볼 수 있다. 다리를 내려온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서울스카이는 7층짜리(117~123층) 전망대다. 층마다 테마가 달라 구석구석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바닥 전망대’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오른 스카이데크(118층, 478m). 장진영 기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바닥 전망대’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오른 스카이데크(118층, 478m). 장진영 기자

고소에 지친 몸을 달래기엔 123층의 라운지 바 ‘123라운지’만 한 곳이 없다. 안락한 의자에 앉아 와인이나 커피를 즐기며 느긋하게 서울 풍경을 누린다. 이곳은 프러포즈 명당으로 정평이 났다. 오후 7~8시는 예약 경쟁 치열한 편이다. 한강이 선셋으로 물드는 장관이 바라보이는 창가쪽 커플석이 고백 성공률이 높은 자리란다.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맥주(1만4000원)만 시켜놓고 앉아 있어도 상관없다. 118층의 스카이데크(지상 478m 높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바닥 전망대’로 2017년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올랐다. 120층의 야외 테라스도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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