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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주역 오영란 "후배 성희롱 인정"…6개월 자격정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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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란(48) 핸드볼 선수 겸 코치. 연합뉴스

오영란(48) 핸드볼 선수 겸 코치. 연합뉴스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 중 한명인 오영란(48) 핸드볼 선수 겸 코치가 후배 선수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으로 자격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29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27일 위원회를 열고 오 코치에게 자격정지 6개월, 조한준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감독에게 출전정지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오 코치는 최근까지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에서 뛰었으나 선수들에게 성희롱하고 공금을 횡령한 의혹 등을 받고 지난 7일 소속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오 코치는 소속팀 후배 선수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한 의혹을 받았다. 또 선수들에게 선물을 강요하고 선수단 식비를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오 코치는 위원회에서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은 인정했으나 선물 강요 및 선수단 식비 개인 사용에 대해서는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식비는 빼돌리지 않았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소속팀에 선수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는 점과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의혹을 받는 액수가 몇만 원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오 코치에 대해 성희롱과 품위 훼손 혐의만 적용해 징계를 내렸다.

오 코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 끝에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실화를 담은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역 중 한명이다.

오 코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선수단 여자 주장을 맡기도 했다.

한편 위원회는 2017년 하반기 소속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불러 물의를 빚은 조 감독에게는 직무 태만과 품위 훼손 혐의로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려 했지만 공적을 참작해 징계 기간을 3개월로 낮춰 의결했다.

조 감독은 위원회에서 선수들을 관리·보호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코치와 조 감독이 위원회의 징계 처분에 7일 이내에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징계는 확정된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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