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중국이 연 100만 달러 받고 빌려주는 야생 동물

중앙일보

입력 2020.07.29 13:00

[더,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17)

지난주 국내의 동물원에서 자이언트팬더 새끼가 태어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동물원에서 희귀동물의 새끼가 태어날 때는 뉴스로 종종 나오지만 이번에는 매체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았다. 동물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경사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야생동물 중에서 자이언트팬더는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다. 큰 머리와 흑백의 조화로운 털,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고 천연덕스럽게 걸터 앉아 앞발로 대나무를 잡고 먹는 모습은 귀여움의 극치다.

최근 국내의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팬더 새끼. 자이언트팬더는 독특하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전세계인이 가장 동경하고 가까이 보고 싶어하는 동물로 꼽힌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최근 국내의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팬더 새끼. 자이언트팬더는 독특하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전세계인이 가장 동경하고 가까이 보고 싶어하는 동물로 꼽힌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자이언트팬더는 분류학적으로 식육목 곰과 판다속에 속하는 유일한 종이며 곰과 동물 중 가장 오래된 종이다. 1900만년전부터 곰과 동물의 조상 역할을 하고 같은 형상으로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기도 한다. 평균체중은 120kg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10~20% 더 크다. 야생에서는 중국의 사천성을 중심으로 대나무가 많은 해발 2500m정도의 고지대가 서식지가 된다. 추운 겨울에는 동면을 하지 않고 1000m이하의 저지대로 내려와 지낸다. 흰 바탕에 귀·눈가장자리·콧잔등·다리·어깨의 검은색은 눈과 바위가 많은 서식환경에서 효과적인 보호색이 된다.

자이언트팬더는 초식동물로 대나무의 잎과 줄기 죽순이 먹이의 대부분이다. 소화관은 육식동물과 같이 짧아 음식물을 빨리 통과시키기 때문에 소화율이 20%정도 밖에 안 된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하루의 반을 10~15kg의 대나무를 먹는데 소비하고 수시로 대변을 내보내야 한다. 대나무를 잡을 때 사람의 엄지와 같은 돌기가 있어 앞발가락이 6개로 보이는데 발가락은 5개다. 엄지같이 보이는 것은 발가락이 아니라 앞발목뼈에서 변형되어 나온 종자골로 엄지의 역할을 한다. 어금니는 넓고 평평해서 대나무를 씹는데 적합하다.

자이언트팬더는 5~6살이 되면 번식능력을 가진다. 3~4월에 딱 한번 짝짓기하는 시기가 오는데 그 기간은 1~5일로 매우 짧고 행동이 소극적일 때가 많아 번식에 어려움이 있다. 임신기간은 97~163일이다. 임신기간의 편차가 많은 것은 착상지연 기간도 차이가 많아 45~120일이나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착상해 분만까지의 기간은 45일 정도가 된다. 착상지연은 짝짓기 후 수정란이 바로 자궁벽에 착상하지 않고 배아의 발달이 정지된 상태로 자궁 내 머무는 것으로 곰과 동물의 특징이다. 출산직후 새끼곰이 매우 작은 것은 착상지연을 제외한 실제 임신기간이 짧은 것이 원인이다. 자이언트팬더의 새끼는 더욱 작아 어미의 800~900분의 1에 불과한 90~130g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한배에 1~2마리를 낳는다.

출생 10일이면 부분적으로 검은 털이 나오기 시작해 1개월이 되면 흰색과 검은색의 윤곽이 잡힌다. 40~60일에 눈을 뜨며 3~4개월에 걷기 시작하고 5~6개월이 되면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다. 8~9개월에 젖을 떼고 18개월이 넘으면 독립적인 삶을 위해 어미 곁을 떠난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출생 10일이면 부분적으로 검은 털이 나오기 시작해 1개월이 되면 흰색과 검은색의 윤곽이 잡힌다. 40~60일에 눈을 뜨며 3~4개월에 걷기 시작하고 5~6개월이 되면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다. 8~9개월에 젖을 떼고 18개월이 넘으면 독립적인 삶을 위해 어미 곁을 떠난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출생 시에는 온몸이 흰색 털로 덮여있으나 10일이면 부분적으로 검은 털이 나오기 시작해 1개월이 되면 흰색과 검은색의 윤곽이 잡힌다. 40~60일에 눈을 뜨며 3~4개월에 걷기 시작하고 5~6개월이 되면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다. 8~9개월에 젖을 떼고 18개월이 넘으면 독립적인 삶을 위해 어미 곁을 떠난다. 평균수명은 20년이며 최고기록은 38년이다. 야생에서는 설표, 담비, 독수리 등이 어린 새끼를 노리고 50kg이 될 때까지는 표범도 포식자가 될 수 있다.

자이언트팬더는 독특하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전세계인이 가장 동경하고 가까이 보고 싶어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서식지는 중국에 한정되어 있고 1960년대까지 중국은 개방이 안돼 접근이 어려웠다. 1970년대 들어 국제사회에 등장하면서 자이언트팬더는 그 이름값을 떨친다. 미국·일본과 국교를 맺으면서 자이언트팬더를 선물로 주어 상대방 국민들의 호감을 이끄는 등 외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팬더외교(panda diplomacy)’라는 신조어도 낳았다. 당시 일본의 우에노동물원은 년간 입장객이 300만명 수준이었는데 자이언트팬더를 맞은 해는 500만명을 넘겼다. 미국은 자이언트팬더의 수송에 전용기를 이용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84년 이후 선물은 없어지고 년간 100만달러에 10년이상 장기 임대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기금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많은 국가와 동물원에서 도입을 원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관계의 경중을 따져 최고위층의 결정에 따라 선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 1994년 9월 에버랜드동물원에 한 쌍이 도입된 것이 최초다. 개막식에는 중국의 총리 부인과 건설부 부부장이 참석하는 등 국가적 행사에 버금갈 정도였다.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IMF의 벽을 못 넘고 4년여만에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새끼를 낳은 어미 한 쌍이 2016년 3월에 에버랜드동물원에 온 것이 두 번째다.

자이언트팬더는 낮은 출생률과 서식지의 축소로 개체수가 감소되어 왔으나 최근 중국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그 수가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회복되는 추세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자이언트팬더는 낮은 출생률과 서식지의 축소로 개체수가 감소되어 왔으나 최근 중국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그 수가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회복되는 추세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2005년 5월에 중국은 대만에게 한 쌍을 선물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여느 나라 같으면 선뜻 받았겠지만 대만의 사정은 중국의 뜻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대만으로서는 하나의 국가로 받아야 했지만 중국은 대만을 대륙의 일부로 생각하고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안으로 시간을 끌다 2008년 12월에 타이페이동물원에 들어왔다. 그간의 사정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자이언트팬더는 대만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낮은 출생률과 서식지의 축소로 개체수가 감소되어 왔으나 최근 중국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그 수가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회복되는 추세다. 2014년의 자료에 의하면 야생에서 1864마리, 번식센터와 동물원 등에서 375마리, 총 2239마리가 있다. 중국 외는 21개국 25개 동물원에서 65마리를 보호하고 있으며 국내는 에버랜드동물원이 유일하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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