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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긴 비구름에 물폭탄…남부는 장마끝, 중부는 내주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출근길 폭우가 쏟아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장마전선이 만들어낸 비구름은 밤부터 새벽사이 수증기가 더해지면서 출근길 더 강한 비를 내리는 패턴을 보인다. 연합뉴스

29일 출근길 폭우가 쏟아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장마전선이 만들어낸 비구름은 밤부터 새벽사이 수증기가 더해지면서 출근길 더 강한 비를 내리는 패턴을 보인다. 연합뉴스

29일 충청‧전라를 중심으로 장마전선이 좁고 길게 띠 모양 폭우를 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대전, 전남(영광‧장성), 충북(제천‧단양), 전북(순창‧정읍‧임실‧진안‧부안‧고창)에는 호우경보가, 그 밖의 전라, 충청, 강원권 일부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충청도와 전라도에는 출근길 아침 시간에 시간당 30㎜, 서울 등 그 외 지역에선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내렸다.

29일 오전 9시 40분 기준 특보 현황. 비가 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띠 모양의 호우특보가 내려져있고, 낮 최고기온 33도가 예상되는 제주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자료 기상청

29일 오전 9시 40분 기준 특보 현황. 비가 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띠 모양의 호우특보가 내려져있고, 낮 최고기온 33도가 예상되는 제주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자료 기상청

기상청은 29일 “남부지방에 위치한 정체전선을 따라 길고 좁은 구름대가 전라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오늘 낮 많은 비를 내린다”며 “충청‧전라, 경상서부내륙에는 시간당 30~50㎜ 폭우, 서울은 시간당 1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라‧충청을 제외한 그 밖의 지역에서는 비가 낮 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다.

좁고 긴 구름대 폭우…낮 소강, 밤사이 강해져 

29일 오전 11시 강수현황. 자료 기상청

29일 오전 11시 강수현황. 자료 기상청

길고 좁은 비구름은 현재 시속 35㎞로 동북동진하고 있지만, 서해상까지 뻗어있는 장마전선이 계속해서 구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비구름대는 계속 우리나라 위를 덮고 있다. 28일부터 30일까지 총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충청도 50~100㎜(충청 많은 곳 150㎜ 이상), 서울‧경기 북부, 전북 북부, 경북 북부, 강원중남부는 30~80㎜, 그 외 지역에는 5~50㎜다.

낮에는 지표면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 중 수증기가 적어져, 비구름이 될 수 있는 수증기의 양도 적어진다. 그러나 밤에는 다시 기온이 내려가면서 수증기가 많이 뭉치고, 구름대에 더해져 밤~새벽 사이 비가 강해지는 패턴을 보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 많은 비를 내리면서 강수량의 지역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체전선이 31일까지 우리나라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변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우리나라 위를 지나는 장마전선. 이 전선은 남북으로 오락가락하며 우리나라에 다음주 초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29일 우리나라 위를 지나는 장마전선. 이 전선은 남북으로 오락가락하며 우리나라에 다음주 초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이번 장맛비는 오롯이 장마전선이 내리는 비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주변에 위치한 저기압이나 기압골 등 외부요인이 없어서, 바람 없이 비만 쏟아지는 장맛비"라며 "전선이 위치한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내리고, 전선 외 지역에 생겨난 비구름이 없어 띠 모양으로 비가 내리는 2000년대 초 장맛비와 비슷한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남부는 장마 끝, 중부는 아직…본격 더위 온다

호우 경보가 내려진 광주 북구 한 도로가 물에 잠겼다. 광주와 전남지역에는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내렸다. 뉴스1

호우 경보가 내려진 광주 북구 한 도로가 물에 잠겼다. 광주와 전남지역에는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내렸다. 뉴스1

비는 30일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게 내린다. 경기 남부, 강원 영서 남부, 충청도에는 시간당 40~6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전북 북부와 경북 서부도 시간당 30㎜가 넘는 폭우가 예상된다.

중부지방과 전라, 경북은 30일 밤부터 비가 그치고, 경남 지역은 29일 오후까지 비가 오다가 밤사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다. 이후 30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내내 비가 내릴 전망이다.

31일은 중부지방에 새벽부터, 충북‧경상내륙은 오후부터 밤에 소나기가 내린다.

한편, 장마전선에서 벗어난 제주도는 29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낮 최고기온 33도,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밤사이 기온도 높아 제주 지역에는 29일 밤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지만, 전국의 기온은 점점 오른다. 29일 낮 최고기온은 29도, 30일 낮 최고기온 31도에 이어 31일은 32도까지 오른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비가 그치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여름철 더위가 시작될 것"이라며 "다만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장마전선이 북한 지역을 오가면서 다음 주까지 비가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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