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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청소 로봇'으로 한국 시장 진출하는 소프트뱅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소프트뱅크가 상업용 로봇 청소기로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투자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쿠팡·당근마켓 등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우는 있지만, 소프트뱅크가 이번처럼 전자 제품을 국내에 출시한 건 처음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28일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위워크 서울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로봇 청소기 '위즈'(Whiz)를 처음 공개했다. '위즈'는 가정용이 아닌 호텔·사무실 등 상업용 빌딩에서 쓸 수 있게 설계된 제품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위즈'. 호텔, 사무실 등 상업용 건물에서 활용하는 B2B 로봇 청소기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

소프트뱅크의 로봇 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위즈'. 호텔, 사무실 등 상업용 건물에서 활용하는 B2B 로봇 청소기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

'위즈'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지난해 5월 일본에서 먼저 선보였다. 사람과 유사한 모양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2014년 출시)에 이은 소프트뱅크의 야심작이다. '위즈'는 한국에 앞서 미국·일본·싱가포르·호주 등에서 먼저 선보였다. 지난달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1만대를 돌파했다.

로봇 청소기의 성능은 정확한 공간 인식과 강력한 흡입력이 가장 중요하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측은 "'위즈'는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브레인OS'가 탑재돼 공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최적의 경로를 재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배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 차장은 "사물을 3D로 인식하는 라이다 센서, 3D 카메라를 통해 벽면과 장애물을 정확하게 인식한다"며 "최대 600개 경로를 기록할 수 있어 대형 건물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무게만 35㎏이 넘지만, 진드기·곰팡이를 제거할 만큼 흡입력이 강력하고 최대 3시간 동안 농구 코트의 3배(1500㎡) 면적을 청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위즈'는 올해 초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등에서 시범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는 9월 중에 '위즈'의 공식 가격과 렌털 서비스 가격을 정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회사 측은 가격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위즈' 한 대를 렌털할 때 평균 월 499달러(59만9000원)를 내야 하는데,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로봇 청소기는 삼성전자·LG전자·샤오미 등이 이미 수년 전부터 진출해 있다. 소비자들도 로봇 청소기를 로봇보다는 '편리한 청소기'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홍재혁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 차장은 "현행 자율주행 기술이 미완성 수준이라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것이 기술 확보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야외에서도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추려면 로봇 청소기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홍 차장은 "또 한국과 일본 같은 경우 고임금·고령화 문제를 공통으로 겪고 있는데, 로봇 청소기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의 공략 대상은 '서비스형 로봇'(RaaSㆍRobot-as-a-Service) 시장이다. 로봇 판매가 아니라, 로봇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위즈'도 건물 내 청소·관리 솔루션까지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제공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김동협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코리아 이사는 "한국에선 아직 B2B 로봇 청소기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없다"며 "AI 청소기의 기술과 편리함을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를 통해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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