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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전 총리 “나라 전 분야에서 무너지고 깨지는 소리 진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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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절규한다”며 “국민께서 나서 주셔야 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27일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였던 정 전 총리는 이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24분짜리 영상을 통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의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전(全) 분야에 대한 정책과 국정운영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생을 파탄으로 이끄는 정권에 대하여 그것은 아니라는 확실한 목소리로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지금 이 나라는 상식도 윤리도 법도 없는, 경우 없는 나라가 되어가면서 힘이 정의가 되는 세상이 됐다”며 “온 나라 전 분야에 걸쳐 쌓기는커녕 무너지고 깨지는 소리가 진동한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그는 국가안보, 경제, 외교, 정치·사회 등 8개 분야에 걸쳐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가 안보가 튼튼해졌나. 북의 핵은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고 오히려 넌지시 핵 주먹을 과시하는 지경이 아닌가”라며 “북핵을 포기시키겠다고 한 대통령은 그동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정권 초기에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렸음에도 우리 경제는 역주행을 계속하지 않았는가”라며 “청년실업률이 21년 만에 최악이라는 보도가 오늘 우리의 경제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경제가 추락하는 길로만 가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논란으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주택 문제는 온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것임에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는 시장경제 법칙을 따르지 않고 세금으로 억눌러 가격상승을 막으려고 하다가 선량한 1주택자까지 세금폭탄에 허덕이게 하고는 두 손 들다시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경제 법칙은 어느날 하늘에 떨어진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의 경제활동에서 얻은 천리에 따라 조금씩 발전을 거듭해온 결과물이다. 이를 망각하면 ‘역천자는 망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정 전 총리는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을 거론했다.

정 전 총리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도 당부의 말을 했다. 그는 “(국민들은)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 그리고 시장경제를 확고히 지켜줄 정당, 그리하여 국민들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며 “그 의지가 확고한 야당을 (국민은) 갈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총리는 “국회의원 배지는 개인의 입신양명 상징이아니요. 국민의 고혈을 표현하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야당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야당인사들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정 전 총리는 지난 2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의사가 있는지와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하여 조목조목 질의하며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그러나 그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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