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급 2만원짜리 화상과외 등장 "서울대생들도 줄줄이 탈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 19 이후로 화상 과외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수파자 홈페이지]

코로나 19 이후로 화상 과외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수파자 홈페이지]

“화상과외는 오프라인 과외에 비해 시급이 낮아서 인기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엔 화상과외에 선생님으로 지원했다 떨어진 친구도 종종 있어요.”

26일 서울대 인문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25)의 말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비대면 알바’로 몰리고 있다.

“시급 2만원인 화상과외 인기” 

김씨의 말대로 화상과외는 오프라인 과외에 비해 시급이 낮아 인기가 높지 않았다. 서울대생들의 과외 시급이 최소 4~5만원대로 형성된 것에 비하면 화상과외의 시급은 약 2만원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서울대생들을 교사로 모집하는 비대면 과외 서비스엔 지원자가 몰리면서 ‘탈락 통보’를 받은 학생도 늘고 있다.

비대면 과외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학부모들의 문의도, 교사로 지원하는 학생들도 늘었다”며 “서비스 품질을 위해 교사의 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면 과외를 하고 있는 서울대 2학년 최모씨(21)는 “비대면 과외수업을 하다 보니 학생과 유대관계도 쌓을 수 없고, 종종 서버가 끊겨 불편하기도 하다”면서도 “그래도 요즘엔 알바 구하기가 워낙 어렵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이 알바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연한 근무 가능한 비대면 배달 알바도 늘어”

자전거, 킥보드 등을 이용해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 경규홍씨 제공]

자전거, 킥보드 등을 이용해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 경규홍씨 제공]

학생들이 몰리는 또 다른 ‘비대면 일자리’는 배달 아르바이트다. 배민 커넥트와 쿠팡 플렉스가 대표적이다. 대학생 경규홍(25)씨는 “코로나19 이후로 확실히 구인공고가 줄어들고, 특히나 음식점 서빙 아르바이트는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까 고민하다 배민 커넥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씨는 “시급은 적게는 6000원, 많게는 1만 6000원까지 벌어 열심히만 하면 최저시급보다 많이 벌수 있었다”며 “학교 비대면 온라인 수업시간을 피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게 비대면 알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서민범(25)씨는 “학교 강의가 언제 대면 수업으로 전환될지 몰라 장기알바는 하기 애매해서 배민 커넥트를 했다”면서도 “유연한 근무환경은 좋지만 전기 킥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 오는날은 아예 수입이 0원인 단점도 있다”고 전했다.

자전거, 킥보드 등을 이용해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 경규홍씨 제공]

자전거, 킥보드 등을 이용해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 경규홍씨 제공]

실제 대학생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로 알바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알바앱 알바콜이 대학생 7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0.5%가 ‘코로나 이후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서(55.0%)’, ‘지원자가 많아서(22.2%)’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아르바이트에 합격한 비율은 45.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도 비대면 공공 일자리 확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정부는 지난 4월 공공부문 비대면·디지털 청년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 10일 전통시장 온라인 홍보 등을 담당하는 청년인력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아르바이트의 확산은 코로나19와 기술발달이 만들어낸 사회 현상”이라며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비대면 아르바이트도 생산성은 높고, 당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