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내린 폭우에 도로가 물에 잠긴 부산 부전동. 경남 해안가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27일 밤 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부산경찰청
주초부터 남부지방에 또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7일과 28일까지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27일 밤에 강한 비가 내려 시설물 안전에 주의가 필요하고,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28일부터는 비가 약해지거나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비 피해가 컸던 지역에 재차 많은 비가 예상된다. 27일 오후부터 28일 새벽 사이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시간당 30~50㎜, 28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충청도‧경북북부 지역에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해 내린다.
기상청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100㎜ 이상, 일부 해안과 강원영동에 250㎜(일부 강원산지 700㎜)의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27일 내리는 비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남부부터 비, 경남 해안 또 200㎜
24일 강원 산지에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설악산국립공원 비선대 계곡의 물이 크게 불어난 모습. 28일 비구름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강원남부 산지에도 또 많은 비가 예상된다. 사진 설악산국립공원
27일 아침 제주도부터 시작되는 비는 오후에 남해안, 밤에 전국으로 확대된다. 비가 집중되는 충북북부, 경북북부, 경남해안가 지역은 28일까지 200㎜이상, 강원 남부 산지와 제주도 남부‧산지도 15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는 28일까지 이어지면서 서울‧경기는 오전 중, 강원도는 오후에 그친다. 2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부지방과 충북 50~150㎜, 충남‧강원, 제주는 30~80㎜, 서울‧경기, 강원영서북부, 울릉도‧독도는 10~40㎜다.
약한 기압골이 산발적 소나기도 뿌린다. 27일 새벽 한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비가 뿌리다가 오후에 서울‧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에 5~40㎜의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정체전선 훑고 올라가다, 충북에서 대치
26일 현재 제주도 남쪽해상에 있는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27일 제주도 남부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차례로 전국에 비를 내린다. 자료 기상청
이번 비는 제주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빠르게 커지면서 제주도 남쪽 해상에 있던 정체전선을 북쪽으로 밀어올리면서 내린다. 27일 제주도 남부부터 비가 시작돼 차차 남부지방, 중부지방까지 확대된다.
북상하는 정체전선은 28일 충북 인근에서 우리나라 북동쪽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고기압과 맞부딪힌 뒤 동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때 정체전선이 지나가는 충북, 강원남부 산지, 경북 북부에는 많은 비가 예상된다
정체전선의 북쪽에 위치한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비가 예상된다. 비구름이 전국을 덮으면서 27일과 28일 내내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28~29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말 중부 비, 지나면 장마 끝
이번 비가 지나가면 대부분 지방에서 장마철이 끝나지만,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한 지방에서 또 정체전선을 만들어 끌고 내려오면서 다음 주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철 막바지 강한 비를 내릴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점 커지고, 북쪽의 선선한 공기도 간헐적으로 강하게 내려오면서 29일 이후는 날씨 변동폭이 크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제주는 정체전선이 빠져나가는 28일, 남부지방은 30일 전후로 장마철을 벗어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중부지방은 북한 지역에서 간간이 생겨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때때로 비가 내려, 8월 3일쯤 장마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