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버젓이 등장한 ‘OO 캔디’···유해정보 넘쳐도 처벌은 미흡

중앙일보

입력 2020.07.26 06:00

업데이트 2020.11.12 16:26

트위터를 중심으로 SNS에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거나 선동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트위터에는 레진 아트(모형을 만드는 데 쓰는 합성수지로 하는 공예) 상품 판매자가 “캔디 안에 진짜 OOO이 들어있는 막대사탕을 95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직후 ‘OO을 미화하는 것이냐’는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다. 판매자는 글을 내리며 “OO을 생각하며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약간의 즐거움이나 통쾌함을 느끼길 원했다”며 “앞으로 작품을 불쾌하지 않게 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트위터’에 유해 정보 확산 

트위터가 극단적 선택 관련 유해 정보를 확산시키는 '숙주(宿主)'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시간 정보를 여과 없이 빠르게 유통하는 SNS 특성 때문에 부작용도 두드러진다. 정부가 중앙자살예방센터 모니터링단 등과 함께 지난해 6월 인터넷에서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정보를 찾아내 삭제하는 ‘국민 참여 자살유발정보 클리닝 활동’을 진행한 결과 극단적 선택 동반자를 모집하는 정보가 2155건 접수됐다. 전년 대비 47.4% 늘었다. 해당 게시물의 88%가 트위터에 올라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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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지난 20~24일 트위터에서 ‘동반자살’을 뜻하는 ‘OOOO’ 문구를 해시태그로 단 게시글을 검색한 결과 40건 넘게 나왔다. 게시글을 올린 연령대도 다양했다. 또 게시글을 보고 실제로 따라 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성인 남녀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제주 펜션 동반 자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최모(41)씨가 SNS에 올린 모의 글을 보고 제주도 펜션에 모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3명이 숨진 사건이다. 살아남은 최씨는 지난 5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유해 정보 해외 업체 통해 유통 

지난해 7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온라인에서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반자를 모집하거나, 방법·실행·유도를 담은 문서나 사진, 동영상, 위해 물건의 판매나 활용 정보 등을 인터넷에 올릴 경우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을 적용해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해정보가 유통되는 통로가 대부분 해외 업체를 기반에 둔 SNS여서다. 삭제 요청을 하거나 관련 정보를 회신받는데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작성자가 게시글을 지우면 증거를 찾는 데도 어려움이 뒤따른다. 형사 처벌에 의존하기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고위험군부터 모니터링하고, 극단적 선택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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