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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9 09:31:28

지느러미 잘린채 고통의 몸부림···이렇게 죽는 상어 年1억마리

중앙일보

입력 2020.07.26 05:00

업데이트 2020.07.26 10:34

"서핑 중 파도에서 거대 식인 상어 만난 서퍼" 2013.12. (미국)"해변서 수영하다 상어에 물린 피서객" 2014.07. (미국)"수영하던 남성, 상어 공격에 숨져" 2019.05. (미국)앞으로 피서객이 상어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는 이런 '해외 토픽 뉴스'는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일부 해역에서 상어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능적 멸종은 완전히 멸종한 상태는 아니지만,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를 뜻한다.

베트남 해역 등 상어 '기능적 멸종' 상태
무분별한 포획에 개체 수 급격히 감소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피해는 인간에게

2020년 6월 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킹스클리프 해안에서 포착된 상어. 최근 호주 해안에서 상어에게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020년 6월 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킹스클리프 해안에서 포착된 상어. 최근 호주 해안에서 상어에게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지 최근호에 게재한 '암초 상어의 세계적 지위와 보존 가능성' 논문에서 "상어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12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2015년 7월부터 3년간 전 세계 58개 열대 국가의 산호초 해역 371곳에서 진행됐다. 원격조정 카메라를 바닷속에 넣어 1만5000시간 분량을 촬영했다. 카메라에는 상어 59개 종이 찍혔다. 이들의 90% 이상은 산호초를 주로 오가거나 산호초에서 평생 서식하는 '암초 상어'들이다.

2013년 8월 19일 갈라파고스 해양 보호구역에서 망치상어가 울프섬 해역을 헤엄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3년 8월 19일 갈라파고스 해양 보호구역에서 망치상어가 울프섬 해역을 헤엄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사 결과 산호초 해역 371곳 가운데 19%에 해당하는 69곳에선 3년 동안 발견된 상어가 3마리에도 못 미쳤다. 사실상 멸종 상태다. 또 나머지 지역 중 34국에서도 출몰한 상어 숫자가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기능적 멸종이 시작된 해역은 베트남·케냐·카타르·도미니카공화국 등이었다.

반면 상어 수가 평균 이상을 유지한 지역도 있었다. 호주·미국·몰디브·바하마 등이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호주의 거대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는 가장 많은 상어가 나타났다.

샥스핀이 '멸종 원흉'…지느러미 잘리고, 바다에 버려져

연구팀은 상어가 사라진 이유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왜 지역별로 상어 수 감소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폈다. 분석 결과 주요 원인으로 '상어 포획'이 지목됐다.

상어가 자주 출몰한 지역과 비교해 상어가 사라진 해역에선 상어 포획이 활발했다. 주로 주변국들이 상어잡이에 나섰고, 잡힌 상어는 식용을 위해 국제시장에 팔렸다.

실제 환경 단체는 상어 요리를 개체 수 감소 요인으로 지적해왔다.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요리)이 대표적이다. 중국 고급 요리인 샥스핀은 주로 부유층과 권력자들이 즐기는 음식이다.

2020년 6월 태국 고타오섬 인근에서 꼬리에 밧줄이 묶인 고래상어가 발견됐다. 해양과학자들이 고래상어를 풀어주기 위해 밧줄을 자르고 있다. [사라콘 포카프라칸=로이터]

2020년 6월 태국 고타오섬 인근에서 꼬리에 밧줄이 묶인 고래상어가 발견됐다. 해양과학자들이 고래상어를 풀어주기 위해 밧줄을 자르고 있다. [사라콘 포카프라칸=로이터]

문제는 상어를 잡는 방법이다. 불법 포획과 유통, 판매를 조장해 상어 수 감소를 이끌기 때문이다.

상어 포획 과정은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해상에서 상어를 잡아 배 위로 올리면 살아있는 상태에서 지느러미만 자른 뒤 몸통은 바다에 다시 던진다. 상어지느러미만 노리는 불법 어선도 있다. 이들은 상어를 잡기 위한 장대와 쇠사슬 등을 구비한다. 어구를 변형한 것으로 모두 불법이다.

지느러미 없이 바다에 던져진 상어는 헤엄칠 수 없다. 결국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닷속으로 가라앉으며 서서히 숨진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사라지는 상어가 매년 1억 마리에 달한다.  

'바다의 열대우림' 산호초 파괴…경제 타격 불가피

더 큰 문제는 생태계 파괴다. 상어는 바닷속 최상위 포식자다. 상어의 개체 수가 줄어들면 차상위 포식자들의 개체 수가 늘게 되고, 생태계 균형이 깨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암초상어의 서식지인 산호초 피해도 크다.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불리는 산호초의 붕괴는 해양 생태계 붕괴로 이어진다.

해양 생물뿐만이 아니다. 산호초는 관광, 어장, 해안을 관리한다. 2017년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재단의 조사 결과 호주 대산호초의 경제적·사회적·상징적 차원의 가치가 48조원으로 추정될 정도다. 상어 수 감소가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호주 대산호초 군락. 한반도보다 더 큰 면적이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길다. [중앙포토]

헬기에서 내려다본 호주 대산호초 군락. 한반도보다 더 큰 면적이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길다. [중앙포토]

연구팀은 결국 인간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해양 관광을 통해 수입을 벌어들이는 팔라우의 타격도 예견됐다.

그렇다면 상어를 지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무엇보다 강력한 정부 규제를 꼽았다. 상어 포획 금지, 포획 도구 제한 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오키나와 인근 자마미섬 해역. 물고기들이 적갈색의 산호초 사이로 유영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오키나와 인근 자마미섬 해역. 물고기들이 적갈색의 산호초 사이로 유영하고 있다. [중앙포토]

실제 상어가 가장 많이 포착됐던 바하마의 경우 30년간 상어 포획을 금지해왔다. 연구팀은 "호주, 미국, 바하마 등은 상어 보호구역 설정, 상어 어획량 제한, 지역 폐쇄 등 하향식 관리로 상어를 보존해왔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댈하우지대의 에런 맥네일 교수는 "상어 포획을 위한 도구를 제한하고, 어획량 상한을 설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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