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화장품 업계에선 유명한 회사가 있다. K뷰티 화장품을 B2B로 해외에 판매하는 유통회사 ‘비투링크’다. 2014년 회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한국의 크고 작은 K뷰티 상품을 해외에 팔아 올린 매출만 1730억원. 거래한 해외 리테일러 수만 23개국 350여 개에 달한다. 중국의 티몰·징둥닷컴·쥐메이, 미국· 멕시코의 코스트코와 아마존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이들 중 한 곳만 뚫어도 '먹고 살 수 있다' 할 만큼 유명한 유통 채널들이 비투링크의 파트너들이다. 해외 지사를 둘만한 여력이 없는 작은 K뷰티 브랜드들이 비투링크를 통해 이들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게임체인저 비투링크 인터뷰.
비투링크는 경영컨설팅 회사 맥킨지 출신의 이소형 대표와 타투 잡지 발행인 경력을 가진 성형외과 마케터 출신 박현석 부대표가 함께 만들었다. 창업 전까지 화장품과는 관련 없던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은 해외 시장에서의 K뷰티 성장 가능성 하나만 믿고 회사를 만들었다. 솔직히 '감' 하나만 믿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놀랄 만큼 분석적이고 체계적이며 이에 따른 성과 또한 대단하다.
[게임체인저: 그들의 성공 키워드3] #② ‘비투링크’ 공동창업자 이소형··박현석
두 사람이 말하는 핵심 성공 비결 3가지를 영상에 담았다. 첫째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배송과 기획으로 승부하라'는 것. 두 사람은 회사 설립 후 첫 프로젝트로 중국 화장품 이커머스 플랫폼 '쥐메이'와 함께 한국 화장품의 역직구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당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인기 있었던 '좀비팩' 5000개를 중국에 있는 보세창고에 입고시키고 온라인으로 판매한 것. K뷰티 화장품을 중국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것처럼 빠르고 싸게 배송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중국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판매 시작 2분 만에 물건은 완판됐다. 쥐메이 측은 곧바로 초도 물량의 10배인 5만 개를 주문했다.
비투링크가 미국 코스트코에 판매한 K뷰티 뷰티 키트. 7~11개의 한국 화장품을 스킨케어 단계별로 모아 구성했다. 사진 비투링크
뷰티 키트의 내부 사진. 키트에 담긴 K뷰티 화장품을 여러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K뷰티 루틴'을 소개하는 설명서를 함께 넣었다. 윤경희 기자
나머지 두 개의 비결도 '디지털'과 관련 있다. 해외 바이어가 조금 더 쉽고 빠르게 그리고 비대면으로도 K뷰티 제품을 선택하고 살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플랫폼(우마)을 만들고, 매일 25만개씩 수집한 K뷰티 관련 데이터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 아이디어와 전략을 짠다.
해외 바이어가 K뷰티 제품을 온라인 쇼핑하듯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든 B2B 주문 플랫폼 '우마'. 사진 비투링크
미국 코스트코를 뚫을 땐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올린 K뷰티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길을 찾았다. 미국에서 'K뷰티'와 함께 'K뷰티 루틴'(한국인의 화장품 사용법)이 키워드로 함께 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한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7~8단계 한국식 스킨케어 화장품 사용법을 제안하는 '뷰티 키트'를 만들어 코스트코에 제안했다. 이 키트는 결과적으로 160억원 이상 팔리는 코스트코의 인기 상품이 됐다.
IT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유통 판로를 만들어낸 이들의 성공비결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획·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영상=김지선·정수경, 그래픽=황수빈
[게임체인저: 그들의 성공 키워드3]
'게임체인저: 그들의 성공 키워드3'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유통이 중요해진 요즘. 라이프스타일 업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회사들의 대표가 직접 자신의 성공 비결 3가지를 꼽고 그 이유를 들려주는 영상 콘텐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