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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붉은 노을 등진 오키나와 청춘들처럼 '그래 다 잘될 거야'

중앙일보

입력

 일본 오키나와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 이 섬은 원래 일본 땅이 아니었습니다. 1879년 일본에 편입되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류큐입니다. 일본 본토와 인종도 다릅니다.

오키나와 서해안에 아메리칸 빌리지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군 기지가 있는 마을입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마을을 본 따 조성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그러니까 150년 전에는 일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일본 영토인, 그러나 미군을 위해 건설한 도시에서 류큐 원주민 10대를 만났습니다. 붉은 노을을 배경 삼은 청춘의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류큐어로 ‘난쿠루나이사(なんくるないさ)’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될 거야’라는 뜻입니다. 노을 등진 청춘을 다시 바라봅니다. 지켜볼수록 서글픈 감정이 올라옵니다. 가만히 보니, 마땅히 할 일이 없었던 겁니다. 그렇게 그들은 또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막막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일은 여전히 흐립니다만, 오키나와의 청춘처럼 대책 없는 희망을 꿈꿔 봅니다. 난쿠루나이사, 그래 다 잘될 겁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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