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니 보고있나…세계부자 1위 베조스, 인도에 고개숙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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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지난 1월15일 인도의 한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한 패션과 제스쳐다. AFP=연합뉴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지난 1월15일 인도의 한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한 패션과 제스쳐다. AFP=연합뉴스

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15일 인도 뉴델리를 찾았다. 인도 전통풍 의상을 입고 두 손을 곱게 모으고 목례를 했다. 인도 현지 기업과 제휴를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24일 포브스 집계 기준 약 1774억 달러(약 213조원)를 가진 베조스에게 인도는 고개를 숙일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아마존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이 금지된 인도 현지 오프라인 중소 매장에 온라인 사이트 개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일환이다.

인도는 인구 규모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약 13억8000만의 소비자를 가진 대형 시장이다. 아마존도 인도 지사를 설립했지만, 인도에선 경쟁자인 월마트가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월마트는 인도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플립카트를 인수하면서 동력을 얻었다.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부인 니타 암바니. 로이터=연합뉴스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부인 니타 암바니. 로이터=연합뉴스

베조스의 러브 콜은 인도 토종 대기업인 릴라이언스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에게로 향한다. 릴라이언스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다. 암바니 회장의 딸 결혼식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총출동할 정도다. 암바니 회장은 결혼식 비용에 1100억원 넘게 지출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암바니 회장은 선대가 세운 에너지 회사를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 5월 온라인 쇼핑사업을 하는 자회사인 지오마트를 세웠다. 부자끼리는 통하는 걸까. 아마존 베조스 회장은 암바니 회장의 지오마트에 눈을 돌렸다. 인도의 ET나우 등 현지 언론 23일 보도를 종합하면, 베조스 회장은 지오마트의 지분 9.9%를 인수하는 협의에 막 들어갔다고 한다. 지오마트는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의 구애도 받고 있다.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지오' 브랜드. 통신업계에서 온라인 상거래까지 이 브랜드를 내세워 확장을 해왔다. EPA=연합뉴스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지오' 브랜드. 통신업계에서 온라인 상거래까지 이 브랜드를 내세워 확장을 해왔다. EPA=연합뉴스

베조스 회장이 아무 손이나 덥석 잡지는 않는다. 암바니 회장은 베조스 이상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는 석유 등 에너지에서 통신업으로 주력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지오’라는 이름은 그가 릴라이언스 그룹의 영역을 확장하며 활용해온 세컨드 브랜드다. 그가 설립한 통신 기업 이름이 ‘지오 플랫폼’이다.

암바니 회장은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 상거래 업계도 놓치지 않았다. 자국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해외 기업에 눈뜨고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지오마트가 그 결과물이다. 암바니 회장이 협력을 통한 성장에 초점을 둘지, 주도권 확보를 통한 수성에 중점을 둘지에 따라 아마존과 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베조스 회장이 현재 세계 1위 부호지만 암바니 회장도 자산 규모 세계 5위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세계 부호 10위 안에 들었다. 사업 확장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올들어 그의 자산 순위는 껑충 뛰었다. 릴라이언스 주가가 지난 3월보다 135% 오르며 자산가치가 188억 달러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무케시 회장의 딸 결혼식. 1100억원을 들였다. AFP=연합뉴스

2018년 12월 무케시 회장의 딸 결혼식. 1100억원을 들였다. AFP=연합뉴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에서 그의 순위는 지난 1월만 해도 14위에 그쳤지만 지난 23일자로 5위로 뛰어올랐다. 블룸버그는 암바니 회장의 순자산은 774억 달러(약 93조300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23일 기준 7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9위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보다 더 부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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