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소득 증대가 소주성 정책의 첫 단추

중앙선데이

입력 2020.07.23 15:52

업데이트 2020.07.23 16:08

자영업 문제에 접근하는 이 책의 관점은 여러 면에서 독특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우선 자영업 문제를 자영업 내부의 문제만으로 국한해서 보지 않고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로 투영해 진단한다. 지난 30년간 노동세력과 자본세력 간의 고래 싸움에 자영업이라는 새우의 등이 터져 희생된 것이 오늘날 자영업 수난의 본질이라는 역사적 관점의 진단을 한다.

도서: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저자: 권순우 최규완
출판사: 아이비라인

진단의 핵심은 이렇다.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은 “1980년대 후반 등장한 ‘87년 체제’ 아래서 자영업 과잉 현상이 잉태됐고, 수출주도형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정부 정책에 발목 잡혀 경제 성장의 과실을 제대로 분배받지 못했으며, 드디어는 ‘최저임금’ 급등에 결정타를 맞으며 빈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그동안 어떻게 ‘왕따’ 신세가 되었는지, 무엇 때문에 지금의 수난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책을 꼭 일독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 문제의 진단 만큼이나 제시한 처방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거시적 해법과 미시적 해법을 동시에 제시한다. 거시적 처방은 역시 자영업 수난의 원인 제공자인 고래들 싸움에 개입하는 노동개혁과 기업개혁을 가장 중요한 해법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임금 인상을 핵심 정책수단으로 하는 현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처방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올바른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임금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의 소득을 높이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일갈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영업이 고래싸움에 개입할 능력을 갖기 위해 자영업에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협력’과 ‘혁신’이라는 미시적 해법까지 제시한다.

저자는 책의 이곳저곳에서 자영업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진영논리에 따라 왜곡될까 걱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진단과 처방에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양쪽이 모두 싫어할 만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영업 문제를 오로지 자영업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하는 시각에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꼭 탐독하길 권한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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