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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옵티머스펀드 전액 환매연기 불가피…회수 가능성 작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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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각종 사기로 얼룩진 옵티머스 사태를 검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펀드 전액의 환매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 자금의 회수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확정 매출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실제로는 각종 비상장 기업의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지난 6월 18일 이후 줄줄이 펀드 환매연기를 선언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사무실 입구를 촬영하고 있다. 정용환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사무실 입구를 촬영하고 있다. 정용환 기자

만기 되지 않은 남은 펀드도 환매연기 불가피 

금감원에 따르면 총 46개, 5151억원어치 옵티머스 펀드 가운데 지난 21일 기준 24개 펀드, 약 2401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금감원은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나머지 22개 펀드 또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펀드가 이미 환매 연기된 펀드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전체 5151억원의 판매금액은 전부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NH투자증권 판매분이 4327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이투자증권(325억원), 한국투자증권(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8억원), 대신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19억원) 등을 통해서도 팔려나갔다. 투자자 수는 총 1166명으로 개인투자자가 982명, 법인투자자가 184명이다.

사모사채 통해 흩어진 펀드자산, 회수 가능성 낮을 듯 

금감원에 따르면 46개 펀드 편입자산은 약 5235억원이다. 편입자산의 대부분(98%)은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로 구성돼있다. 그중 대부분이 씨피엔에스(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 4개사가 발생한 사모사채다. 이들 4개사는 펀드 자금을 본인 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련 법인에 자금을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 역할을 했다.

옵티머스펀드 자금흐름. 금융감독원

옵티머스펀드 자금흐름.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펀드 자금의 회수 확률을 낮게 봤다. 펀드 자금이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위험자산에 투자됐는데, 이 자산의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고, 권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다수라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밝혀진 자금 사용처는 약 60여개 투자처, 3000억원 내외다.

현장실사 마치면 채권보전·펀드이관 추진 

금감원은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 및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 수탁회사인 하나은행 등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쳤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선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검사 착수 즉시 판매사와의 공조 아래 채권 보전을 위한 가압류 신청 등을 진행한 금감원은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자산 실사 절차에 착수했다. 정밀한 자산실사를 통해 확보 가능한 채권 등을 파악하고, 파악된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채권 보전절차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아울러 펀드 및 편입 자산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펀드 이관도 추진한다. 자산실사를 끝내면 기준가 조정 과정을 거친 뒤 믿을 수 있는 자산운용사로 펀드를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사모사채가 편입돼있지 않고 다른 펀드와의 연계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 3개 펀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펀드 이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분쟁조정에 대비한 사실관계 파악 등 절차도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총 69건이다. 금감원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검사결과 분석, 3자 면담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분쟁조정은 자산실사 및 환매 진행경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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