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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조가 있는 아침

(30) 그날의 추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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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유자효 시인

유자효 시인

그날의 추상
윤금초 (1941~)

계룡산
으늑한 골짜기
장작가마 불길 속

꽃도
날치도 아닌
검은 추상 무늬를 입고

치기가
뚝뚝 흐르는
막사발 하나 몸을 튼다.

-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29

치기가 보여주는 추상

조선 막사발은 치기가 뚝뚝 흐른다. 그것은 꽃 같은 어여쁨도 날치 같은 민첩함도 없다. 시인은 그것을 검은 추상 무늬로 본다. 계룡산 으늑한 골짜기에서 몸을 트는 추상이다.

본명은 금호(金鎬). 1967년 시조문학 천료, 196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하였다. 사설시조의 현대적 수용에 몰입해 현대시조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소개한 단시조에서는 현대시의 추상성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그는 2004년 시조 전문 교육기관인 사단법인 민족시사관학교를 개설해 민족시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유자효(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