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적자 전환했다. 포스코가 적자를 낸 건 분기 실적을 집계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는 2분기 매출액(별도 기준) 5조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21.3%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적자 전환했다.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산업 부진과 시황 악화로 철강 부문 판매가 부진했다"며 "1분기 대비 조강 생산량은 127만t, 제품 생산량은 87만t, 판매량은 85만t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강판 판매가 급감했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분기 평균당 자동차 강판 생산량이 300만t이라면 2분기엔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자동차 강판은 마진이 좋은 '월드톱프리미엄(WTP)' 제품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등 해외 자회사도 코로나19로 가동률이 떨어지며 대부분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철광석·석탄 등 원자재 가격까지 가파르게 올라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t당 110달러(약 13만원)에 육박해 코로나19 초기(약 80달러)보다 30% 이상 올랐다.
연결 기준 매출은 글로벌 인프라 부문의 선방으로 매출 13조 7216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을 기록했다.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매출 13조4477억원, 영업익 2232억원)보다 하회했다. 포스코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 호조와 포스코건설의 건축·플랜트 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터미널사업 확장 등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철강 부문 부진을 만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날 2분기 매출(별도 기준) 5조 2520억원, 영업이익 13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실적 하락에 대비한 선제적 비용절감과 여신거래 축소 등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3분기 이후 전망은 엇갈린다. 철강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부진은 2분기 중국을 시작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3분기 이후 미국·유럽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도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강판용 기가스틸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중국 등 수요 회복 지역으로의 수출 강화로 수익성을 향상할 것"이라며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 고공 행진은 계속돼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광산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3분기 철강 경기는 호전될 것으로 보이나 철광석 등 원가가 높아 이익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철광석 가격이 85~90달러 선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 경기 악화 등 요인에 따라 변동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