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인인사이트] 자율주행 차량으로 음식부터 시료까지… 코로나가 자율주행 기술 도입 앞당긴다

중앙일보

입력 2020.07.2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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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역경에서 혁신이 태어나죠. 이미 코로나 사태를 파고 든 자율주행 서비스가 태어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코로나를 계기로 크게 발전할 겁니다.”

블루스페이스는 실리콘밸리에서 버스 기반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애플에 매각된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드라이브닷에이아이(Drive.Ai)’ 출신의 핵심 인력이 모여 만들었다. 회사에는 드라이브닷에이아이 외에도 아마존에 인수된 죽스(Zoox)와 세계적 차량공유 기업 리프트(Lyft), 자율주행 스타트업 보이지(voyage) 등에서 합류한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창업과 동시에 유튜브 공동 설립자 스티브 챈을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320억 달러 규모의 창업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기업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지금.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어떤 상황일까. 블루스페이스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틴 문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자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미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이 틈새를 파고든 자율주행 서비스들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구글과 드롭박스 등 실리콘밸리 유니콘들을 거쳐 모빌리티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23일 폴인과 현대모터스튜디오가 함께 여는 〈퓨처포럼 : 모빌리티의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에서 키노트 연사로 나서 실리콘밸리 모빌리티 업계의 동향을 들려줄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로 인해 모빌리티 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죠. 어떤 변화가 모빌리티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나요.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승차 자체가 굉장히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락다운 사태가 어느 정도 풀리더라도 모빌리티 업계는 예전과 똑같이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우선 교통 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바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버스보다는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나 택시를, 그보다는 혼자 운전하는 자동차를 더 선호하게 될 겁니다. 실직 사태가 얼마나 확산되느냐, 재택 근무 체제가 얼마나 잘 정착하느냐가 모빌리티 업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번 사태로 대중교통 수단이 외면받게 될까요.  
“뉴노멀(new normal)이 요구하는 기준에 따라 변화할 겁니다. 교통 뿐 아니라 여행과 유통, 숙박 등 다양한 산업이 모두 마찬가지죠. 이동 수단과 관련해서는 위생 문제와 공기 여과 시스템이 중요해질 거고, 비접촉식 지불 방식이 확산될 겁니다. 차량 안의 접촉점을 줄이고, 승객과 운전자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좌석을 배치하는 등의 노력도 중요해질 겁니다. 교통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중 교통 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통 체계가 다양해질 거라고 봅니다.”
실리콘밸리의 모빌리티 회사들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많은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역경에서 혁신이 태어납니다. 역사적으로도 위기의 순간에 늘 강력한 혁신이 탄생했죠. 미국이 원자폭탄을 개발한 건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위기 때문이었고, 인류를 달에 보낼 수 있었던 건 소비에트연방과의 과학기술 경쟁 때문이었죠. 또 최근에 친환경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환경 오염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요.  
“이번 사태가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도약을 이끌 거라고 봅니다. 안전을 위해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받아들이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물품이나 의료 용품, 일선의 직원들을 운송하는 데 자동화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옵티머스 라이드라는 자율주행 셔틀은 노인들을 위해 음식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네오릭스라는 회사는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해서 식료품 등을 사다주는 무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병원에서 병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용 시료를 옮기는 자율주행 셔틀도 운행되고 있습니다.”
블루스페이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 체계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스의 크기나 구동 방식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루스페이스가 개발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의 장점입니다.”
금융회사부터 IT 기업을 거쳐 모빌리티 업계로 이직했는데요, 커리어를 어떻게 설계해 오셨나요.  
“경력을 세심하게 ‘계획’한다는 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매일 스스로에게 ‘오늘의 내가 최선의 모습인가’를 되묻습니다. 그리고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지도 물어보죠. 삶이란 게 늘 의도한 대로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루스페이스에서는 업계의 베테랑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축한 경험이 있고, 그 덕분에 어떤 것이 되고 어떤 것이 안 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안전 문제이지만, 그래서 굉장히 도전적이고 의미가 있습니다.”
모빌리티 업계로 넘어오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운영 체계 관련 업무를 맡은 것이나 드롭박스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맡았을 때, 그리고 칼라의 유전자테스트 사업을 담당했을 때 모두 혁신적 기술을 어떻게 시장에 퍼뜨려 상용화 시키느냐 하는 것이 저의 임무였습니다. 늘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에, 옛날식 사고와 관행은 깨어버려야 하는 일이었죠. 대신에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이란 건 지자체와 교통 당국, 차량 사업자와 완성차 업체, 부품 업체 등 엄청난 이해관계자들로 얽혀있는 사업입니다. 이들과 문제를 풀어 도시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 거란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애플에 드라이브닷에이아이를 매각하고 또 블루스페이스를 창업하셨는데요.  
“자율주행 기술이 대중교통 환경에서 더 빨리 실현될 거라고 확신해서에요. 물리적 이동이 사회적, 경제적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혁신적인 기술이 확산되도록 하는 일이 진정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근본적으로 우리 삶을 바꾸는 기술은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 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한국의 많은 직장인들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구체적인 진로에 대해서는 조언할 수 없겠지만 제가 늘 품고 있는 신념은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는 일에 능동적일 것. 일을 주도적으로 할 것. 늘 기회를 찾고 새로운 일을 통해 성장할 것. 수줍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할 것. 자신의 신념과 하는 일을 일치시킬 것. 인내할 것. 팀이나 기술보다 꿈과 비전을 바라보고 견딜 것. 어려운 순간에 툭툭 털어내는 법을 찾을 것.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를 탐색하고 기회를 찾을 것.”

크리스틴 문 대표가 키노트 연사로 참석하는 폴인의 〈퓨처포럼 : 모빌리티의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는 2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다. 온라인으로로 중계를 지켜볼 수 있다. 폴인 웹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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