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동료·구단이 손꼽은 ‘손세이셔널’

중앙일보

입력 2020.07.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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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토트넘 손흥민이 레스터시티 은디디와 볼경합을 펼치고 있다. 경기 직후 구단 시상식에서 손흥민은 4관왕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이 레스터시티 은디디와 볼경합을 펼치고 있다. 경기 직후 구단 시상식에서 손흥민은 4관왕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28)의 득점은 자책골로 정정됐다. 그 아쉬움을 수상으로 달랬다. 올 시즌 토트넘의 각종 상을 석권했다.

손흥민 토트넘 선정 ‘올 시즌 선수’
79m 드리블 골·10골-10도움 기록
조원희 “손, 호날두보다 힘든 상대”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홈구장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레스터시티전 전반 6분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헛다리 드리블 후 오른발로 슈팅했다. 공은 상대 팀 선수(제임스 저스틴)에 맞고 꺾여 골문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손흥민 골로 인정됐지만, 몇 분 뒤 저스틴 자책골로 바뀌었다. 골문 안으로 향하지 않았을 공이 몸에 맞고 궤적이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세 경기 연속골은 무산됐다. 구단 제소를 통해 손흥민 득점으로 바뀔 여지는 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2골을 묶어 3-0으로 이겼다. 볼 점유율 29.5%의 토트넘은 효율적인 역습 축구를 했다.

3연승의 토트넘은 6위(16승10무11패·승점 58)로 한 계단 올라섰다. 6위(상황에 따라 7위) 안에 들어야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는다. 토트넘은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 직후, 토트넘은 구단 자체 시상식을 했다. 손흥민은 팬들이 선정한 ‘올 시즌 선수’, ‘올 시즌 골’, ‘주니어 멤버가 뽑은 선수’, ‘공식 서포터 클럽이 뽑은 선수’로 뽑혔다. 두 시즌 연속 4관왕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공격포인트 30개(18골·12도움)를 기록했다. 리그에서는 ‘10(골)-10(도움)’에도 가입했다. 지난해 12월 번리전에서는 ‘올 시즌 골’이라고 할 만한 79m 단독 드리블 골을 터트렸다. 시즌 도중 팔 수술을 받았고, 기초군사훈련까지 소화하며 이뤄낸 성과다. 손흥민은 “정말 감사하고 대단한 업적이다. 지난 시즌과 달리 팬들이 경기장에 없어 슬프다. 요즘도 잠들기 전 가끔 (번리전) 골 영상을 돌려본다. 정말 환상적인 골이고, 운이 조금 따랐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활약했던 조원희. [중앙포토]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활약했던 조원희. [중앙포토]

‘선수(또는 선수 출신)’에게도 손흥민의 활약상을 놀라움 자체다. 2008년부터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 미드필더로 뛴 조원희(37)는 “우리끼리도 ‘흥민이는 말도 안 되게 잘한다’고 칭찬한다. 토트넘 올 시즌 선수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2년 전 은퇴한 그는 국가대표급 선수들 대상으로 개인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조원희는 또 요즘 유튜브에 축구 선수를 일대일로 막는 영상을 올린다. 구자철(알가라파), 염기훈(수원), 이영표(은퇴)는 조원희를 쉽게 뚫지 못했다. 손흥민은 어떨까. 조원희는 “10번 하면 2개쯤 막을 것 같다. 파울로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할 수도 있다. 흥민이가 슬리퍼를 신고 살살하면 5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조원희는 “보통 빠른 선수는 다른 단점이 있는데, 흥민이는 좌우 측면을 빠르게 이동하고, 앞뒤 방향 전환으로 상대를 교란한다. 보통 상대를 막을 때 한두 가지 수비법을 생각한다. 그런데 흥민이를 상대한다면 세 개까지 생각해야 한다. 흥민이는 일대일도 잘하는데, 패스까지 반 템포 빠르다. 내가 강하게 압박하며 붙는 스타일이다. 흥민이는 오히려 나 같은 선수가 상대하기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에 대한 칭찬은 이어졌다. 조원희는 “만약 왼발잡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막는다면 오른쪽은 그냥 포기한다. 그런데 흥민이는 어느 쪽을 내줘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내가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곳으로 움직이겠다. 잉글랜드에서 뛸 때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도 상대해봤다. 그중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정말 상대하기 힘들었다. 호날두는 요즘에 다소 단조로운 플레이를 펼친다. 그런 점에서 흥민이를 막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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