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방통위원장 후보자, “KBS 수신료 인상” 한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2020.07.20 19:21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KBS의 수신료 인상에 힘을 실었다. 한 후보자는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현실화돼야 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여당 의원과 한 후보자가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도입 등 지상파 지원안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청문위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 수신료 인상을 적절한 규모로 할 때가 됐다”고 운을 뗀 뒤, “KBS 수신료 인상으로 생긴 방송 광고 여유분들을 타 방송 매체로 이전시키는 시장의 선순환을 만들지 않고는 지금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그렇다. 재원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답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 현재 몇 가지 광고를 비롯한 규제 완화만 가지고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대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또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여론을 형성하고 재난방송 등 중요 방송을 전달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공영방송의 심각한 경영난을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재원 문제가 해결돼야 양질의 콘텐트를 생산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데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 역시 지상파 방송 감싸기에 나섰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을 겪으며 지상파 방송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재난 상황에 대한 공적 책임만을 강요하고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 외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는 재난방송 사용료를 단 1원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책무를 다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을 위해 관련 정부부처와 협의해 재난방송 관련 예산을 마련하고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상혁 후보자는 “재난방송 사용료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 허은아 의원이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허은아 의원이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신료 인상은 KBS의 숙원 사업이다. KBS는 40년간 2500원에 묶여있는 수신료를 올려 현재 재원의 45% 수준인 수신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KBS는 1일 이같은 내용의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MBC 역시 최근 수신료 지원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박성제 MBC 사장은 5월 한국방송학회 웹 콜로키움에서 “공영방송인 MBC도 수신료 등 공적 재원을 통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 2500원의 수신료 중 70원을 배분받는 EBS도 최근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남명희 통합당 의원은 “KBS 수신료는 준조세 성격으로 전기료에 통합돼 강제징수되다보니 국민의 선택권을 막고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신료를 더 올리겠다면 국민 저항감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우리 방송이 수신료를 지불할 가치가 있는가 의문”(허은아 통합당 의원), "수신료 인상보다 신뢰도 회복이 중요하다"(정희용 통합당 의원)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도 “(동의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시청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공영방송의 자구노력이나 개혁방안이 전제돼야 동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한편 한 후보자는 휴대전화 등의 시청자까지 포함하는 통합시청률 도입 의지도 밝혔다.
그는 현재 본방송 시간대의 TV 시청 가구를 집계하는 방식 대신 스마트폰이나 OTT(Over The Topㆍ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동영상 서비스) 등의 비실시간 시청률까지 적용하는 방안에 동의하면서 “통합 시청률 조사가 필요하다”며 “준비하는 대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현재 방통위원장이며 31일 임기를 마친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사퇴하자 후임자로 지명돼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뒤 잔여 임기를 채웠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2023년 7월까지 방통위원장을 맡게 된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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