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공장, 일본·동남아로 옮겨라” 6000억 내건 아베

중앙일보

입력 2020.07.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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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일본 정부가 중국에 있는 자국 기업의 제조업 생산거점을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제조업 의존도를 낮춰 ‘서플라이체인’(공급 사슬)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중국에 나가 있는 일본 제조업체의 ‘리쇼어링’(본국 회귀)을 촉진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일본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면서 ‘서플라이체인 개혁’에 2200억엔(약 2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공급망 개혁에 2조5000억 지원
일본 ‘탈중국’ 리쇼어링 본격화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7일 일본이나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할 때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상을 1차로 선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1차 지원 대상의 중심은 의료용품 제조업체들이었다.

마스크 제조업체인 아이리스오야마와 알코올 소독액을 생산하는 사라야 등 57개 사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보조금 총액은 574억엔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일본은 중국산 마스크의 공급 차질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만큼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각 가정에 천 마스크를 두 장씩 배포하는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아베노마스크’라고 불린 천 마스크는 수량도 적고 사용하기도 불편해 일본 국민 사이에서 비판이 거셌다.

일본은 중국에서 베트남·태국·미얀마 등 동남아로 생산거점을 분산하는 의료용품과 전자부품 업체에도 보조금 예산 235억엔을 편성했다. 1차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용 부품을 제조하는 호야 등 30개 사를 선정했다. 이들 기업에는 합쳐서 100억엔 이상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을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일본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경우 중소기업은 이전 비용의 3분의 2, 대기업은 2분의 1까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대만이 중국에 투자한 기업을 불러들이기 위해 마련한 정책과 비슷하다. 일본에 중국은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일본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산 부품 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주요 미국 기업들도 ‘탈중국’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도 중국 내 생산거점을 동남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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