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한 가족] 실명까지 부르는 망막박리, 40대 이하 발병 주원인은 근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 

50대 미만에서 발생하는 망막박리의 경우 근시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은 2003~2018년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젊은 층의 망막박리와 근시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0세 미만 망막박리 환자 #고도근시 비율 50~60% #50세 이상의 5~6배 달해

‘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 붙어 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이 맥락막에서 떨어져 들뜨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망막에 구멍이 생겨 액체 상태의 안구내액이 망막 아래로 흘러 들어가 망막의 시각세포와 내망막층이 분리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시력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는 눈앞에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 검은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변하는 시야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즉시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응급 질환이다.

우세준 교수팀은 이러한 망막박리를 야기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총 2145명의 환자 자료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이 가능했던 1599명에 대한 나이별 근시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50대 미만에서는 근시가 망막박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젊을 때 비문증 있으면 망막 정밀검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망막박리의 발병률은 20대와 5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50세 미만의 망막박리 환자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50~60%, 근시 비율은 9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5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10% 이하, 근시 비율은 20~30%에 그쳤다. 우 교수는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젊은 나이에도 망막박리가 호발하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노인에서 발생한다”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근시 인구가 많고 결과적으로 근시와 망막박리의 관련성으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망막박리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즉 고도근시로 인해 유리체 액화(젤 형태의 유리체가 물로 변하는 현상)와 유리체 박리가 보다 일찍 나타나 이른 나이에도 망막박리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시가 아닌 경우에는 유리체 액화와 유리체 박리가 노화에 의해 일어나고, 이로 인한 망막박리는 50세 이후가 되면서 나타난다고 우 교수는 설명했다.

따라서 고도근시 환자라면 10~20대 때부터 망막박리 발생 위험성이나 주변부 망막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 교수는 “망막박리의 첫 증상은 비문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만약 젊은 나이에 고도근시면서 비문증이 있다면 안과를 찾아 망막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눈 건강과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리서치 인터내셔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