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상장 하루만에 폭락···공모주 열풍, 무조건 올라타면 체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0.07.19 06:00

업데이트 2020.07.19 10:31

에이프로 1582대1, 티에스아이 1621대 1, 솔트룩스 953대 1, 제놀루션 894대 1.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회사들의 일반인 투자자 청약 경쟁률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로 치열한 거냐고요? 에이프로로 예를 들자면 1억원을 마련해 신청했더라도 정작 사갈 수 있는 건 6주, 12만9600원어치입니다. 온라인으로 계좌를 만들 수 없고 영업점이 전국에 10곳뿐인 신영증권에서 신청받은 제놀루션도 경쟁률이 900에 육박했으니, 가히 ‘공모주 열풍’이라 할 만하지요.

지난달 23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의 일반 공모 청약을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의 일반 공모 청약을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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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공모주 열풍 왜?

=상반기엔 상장한 기업 자체가 적었다.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상장하는 기업이 적은 편인데, 이번엔 특히 더 적었다(2018년 35곳, 2019년 36곳, 2020년 28곳).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다. 반면 하반기엔 예년(2018년 95곳, 2019년 93곳)과 비슷한 수준의 기업공개가 예상된다. 청약할 기회 자체가 많아진 거다.

=그리고 SK바이오팜이 있었다. 6월 23~24일 청약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정도였다. 7월 2일 상장 후엔 기록적 상승세를 보이며 단숨에 코스피 시총 16위로 올라섰다.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SK바이오팜을 통해 공모주 자체를 알게 되거나 SK바이오팜처럼 수익을 내고 싶어 청약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한 이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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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따상’을 꿈꾸지만

=문제는 다른 공모주들이 다 SK바이오팜 같진 않단 점이다. 지난 한 달간 상장한 기업 10곳을 분석해 보니,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에 성공한 곳은 SK바이오팜을 빼면 2곳(엘이티·에이프로) 뿐이다.

=공모가가 1만6000원이었던 신도기연은 상장일인 6일 시초가 3만200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종가는 9600원 내린 2만24000원이었다. 다음날(2만1400원)과 다다음날(2만1300원)은 가격이 더 내렸다. 거래 10일째인 17일 종가는 21250원이었다.

=공모가가 1만5900원이었던 위더스제약은 상장일인 3일 3만4400원(종가)까지 올랐지만 다음 거래일에 2만690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2만4000~50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거래 11일째인 17일 종가는 25250원이다.

최근 1달간 상장한 기업들을 보면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 이내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위:원)

최근 1달간 상장한 기업들을 보면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 이내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위:원)

#열기 너무 뜨거웠나, 너무 빨리 녹네 

=‘3연상(3거래일 연속 상한가)’하던 SK바이오팜의 흥행 행진은 일주일을 넘지 못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자 9일 전날보다 1만1500원 빠진 2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가격은 계속 내려가 15일엔 종가 17만7000원을 기록했다. 16일부턴 가격이 올랐지만 20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17일 종가 19만1000원).

=다른 기업은 더 심각하다. 최근 상장기업 9곳(SK바이오팜 제외) 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보다 오른 곳은 7곳이었는데, 이 중 다음(거래)날에도 가격이 오른 곳은 3곳뿐이었다. 3일 연속 종가가 오른 곳은 소마젠 1곳뿐이었다. 소마젠은 일반청약 당시 4:1이란 초라한 경쟁률을 보여줬는데, 상장 전 기대감과 상장 후 강세가 불일치한 셈이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이후 가격 변화. 상장당일 시초가와 종가는 대개 공모가보다 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이후 가격 변화. 상장당일 시초가와 종가는 대개 공모가보다 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

#무조건 먹는다 보면 안 돼

=젠큐릭스는 이전 상장 후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상장 직전 코넥스에서 거래된 종가를 보면 6월 21일(2만400원)→22일(2만1450원)→23일(2만2050원)→24일(2만2650원)로 3일 연속 값이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25일 코스닥에 상장한 날 종가는 2만1650원. 공모가격(2만2700원)보다 낮다. 세 번째 거래일부터는 1만원대로 떨어졌고 거래 17일째인 17일 종가는 1만5700원이다.

=올해 첫 상장 리츠인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주당 5000원에 공모했는데 상장일인 16일 4800원에 거래 시작, 4410원에 마쳤다. 17일 종가는 4595원으로 전날보단 올랐지만,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문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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