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세계여행] 광란의 풀문 파티? 동남아 섬의 반전 매력

중앙일보

입력 2020.07.18 10:00

업데이트 2020.07.19 09:35

태국 코팡안

타이 만에 떠 있는 작은 섬 ‘코팡안’은 세계적인 파티 명소입니다. 매달 보름달 뜨는 날, 해 진 뒤부터 다음날 해 뜰 때까지 진탕 노는 ‘풀문 파티’가 펼쳐집니다. 해변에서 술 마시며 DJ 음악에 맞춰 춤추는 건 기본, 마약을 복용하거나 노골적으로 이성 혹은 동성에게 작업(?)을 거는 이도 많아서 문란한 파티로 악명이 높습니다.

코팡안에 흥미를 갖게 된 건 풀문 파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취재 중 만난 가이드가 “코팡안에 사는 아들을 찾아갔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봤다”는 말에 혹했습니다. 그의 스마트폰 속 사진은 에메랄드빛 해변과 싱그러운 초록 정글로 눈부셨습니다.

2017년 11월, 태국 남부를 취재할 일이 있었습니다. 음력 보름이 지난 뒤 코팡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었던 걸까요. 태풍이 섬에 들이쳐 세찬 비가 멈출 기색이 없었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숙소에만 머물렀습니다. 비가 잠깐 멈춘 저물녘, 숙소 앞 해변을 거닐었습니다. 이때 거짓말 같은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구름 덮인 서쪽 하늘이 분홍색을 띠더니 이내 진득한 보랏빛이 하늘뿐 아니라 바다와 백사장까지 물들였습니다. 이렇게 몽환적인 낙조는 처음이었습니다. 과연 풀문 파티가 없어도 아름다운 섬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물론 비가 잠깐 멈춘 때가 일몰과 맞아 떨어진 행운도 있었지만요.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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