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조장 말라는 뜻”…진성준 ‘집값 안 떨어져’ 발언 해명했지만

중앙선데이

입력 2020.07.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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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호 06면

진성준. [뉴시스]

진성준. [뉴시스]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어제오늘 일입니까.”

“궁극적으론 부동산 가격 잡아야”
여당 안팎서 “논리적 설득 안 돼”

진성준(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집값 안 떨어진다”는 발언이 후폭풍이 불러일으키고 있다. 진 의원의 발언은 지난 16일 밤 MBC 100분 토론에서 나왔다. 공식 방송은 끝난 뒤였지만 마이크가 계속 켜져 있던 탓에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국회 개원 연설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고 해명했다. 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현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가 경제를 생각해서 그렇게 집값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고 하길래 그렇게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에 대해선 “발언 취지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왜곡 보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김 의원은 진 의원의 발언에 곧바로 “여당 국토위 위원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국민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값을 하락시키기 위한 정책도 아니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정책을 통해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발언의 ‘진의’는 무엇인가.
“여당의 부동산 후속 대책이 입법돼도 걱정할 만큼 부동산값이 폭락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
정부 정책에도 집값은 잡을 수 없을 것이란 속내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있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야당은 지금 세금 정책으로 인한 ‘집값 하락론’을 강조하면서 시장에 공포를 주려고 한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하락시키기 위한 정책은 아니다.”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는 분명한가.
“당연히 궁극적으론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부동산 정책 때문에 국가 경제를 우려할 정도로 집값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고, 따라서 집값 하락 공포를 과장되게 조장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발언 당시 마이크가 켜진 상태였던 걸 알고 있었나.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그런 인식 자체가 없었다. 다만 토론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고, 토론 이후 개인 간 대화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듭된 해명에도 당 안팎에선 우려와 비판이 잇따랐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도와 관계없이 대화 맥락을 보면 사실상 어떤 정책을 취해도 집값을 잡지 못할 것이란 자조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해명도 논리적으로 설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토위 소속의 한 의원은 “부동산 시장에선 열 가지 정책보다 주요 관계자의 말 한마디가 더 파급력이 크다”며 “이 발언으로 ‘정부가 집값 못 잡는다’는 시그널이 시장에 퍼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은 공세에 나섰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취중 진담 같은 토론 진담에 문재인 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며 “솔직한 고백은 무능보다 낫다. 국민에게 상처만 주는 부동산 정책은 이제 그만 거두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민주당 입장에선 자신들 속내를 알려 버린 진 의원이 ‘X맨’ 정도로 생각되겠지만 국민은 무책임한 것도 모자라 그동안의 대책이 모두 허언이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경솔한 말 한마디 때문에 향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온다 해도 투기 세력은 비웃을 가능성이 커졌다”(김동균 부대변인)고 지적했다. 경실련도 이날 “진 의원의 발언은 정부 여당의 실책들과 오버랩되면서 단순 실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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