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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큰 교통사고, 골든타임 놓치면 ‘고통사고’ 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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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호 28면

생활 속 한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람들이 몰리는 대중교통을 기피하면서 자가용 이용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가 조사한 서울시내 교통량은 하루 평균 965만대로 지난 3월 대비 6.1% 늘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무려 17% 넘게 증가했다.

치료 제때 안 하면 만성화 #‘편타성 손상’ 땐 환부에 염증 발생 #목·허리·어깨 등 전신에 통증 유발 #효과·안전성 있는 한방 치료 #침으로 긴장 풀어주고 어혈 제거 #약침 치료로 근육·인대 재생 촉진

장마철 교통사고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살펴보면 7월은 최근 5년간 빗길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14%) 발생한 달이다.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휴가철에도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올해 교통사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교통사고는 물질적 피해도 상당하지만 상해 및 후유증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교통사고 시 척추 주변 편타성 손상 발생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교통사고를 당하면 충돌로 인해 갑작스럽게 고개와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골·연부 조직의 손상인 ‘편타성 손상’을 입게 된다. 교통사고 이후 목이나 허리를 부여잡고 차에서 내리게 되는 이유는 이러한 편타성 손상이 주로 척추 주변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편타성 손상을 입게 되면 기혈 순환을 방해하는 어혈(피가 덩어리지는 현상)과 함께 환부 주변에 염증이 생긴다. 이로 인해 목·허리·어깨 등 전신에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두통·어지럼·메스꺼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고 이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길게는 보름 후까지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교통사고 상해는 외상보다 후유증이 더 무섭다. 외상이 없다고 치료를 미루거나 병원을 찾지 않으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후유증이 만성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 후유증은 성장기 발달에 악영향을 미쳐 성장 불균형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정서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건강 상태를 자의적으로 판단치 말고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2014년 4월 1일부터 2016년 8월 10일까지 교통사고로 한방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8291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환자가 병원을 찾는 시기는 사고 후 평균 16일이 지나서였다. 이 가운데 2~7일이 38.7%로 가장 많았다. 또한 초기 통증 지수가 높음에도 방치하다 늦게 병원을 찾은 환자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증이 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높은 연령일수록 치료 기간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편타성 손상은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진단으로 특별한 원인이 판별되지 않지만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목을 비롯한 허리·어깨·골반 등 전신에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환자의 복합적인 이상 증세를 진단하고 ▶침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한다. 우선 침으로 수축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어혈을 제거한다. 이후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를 통해 손상 부위 근육과 인대의 재생을 촉진한다. 약침은 항염증 효과도 뛰어나 환부 주변에 발생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충격으로 인해 경직되고 틀어진 관절과 근육의 위치를 한의사가 직접 바르게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시행해 신체 구조의 균형을 맞춘다. 또 한약 처방은 어혈을 풀어줘 향후 일어날 수 있는 후유증을 예방한다.

이렇듯 교통사고 상해 치료에 있어 한방치료의 장점이 많아 환자의 만족도와 방문율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한방 진료에 대해 만족하는 환자 비율이 외래의 경우 86%, 입원은 9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환자들이 한방의료기관을 선호하는 이유도 추나요법·침과 같은 건강보험이 적용된 치료법 외에 약침·한약 등 폭넓은 한방치료에 대한 보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통사고 상해에 대한 한방치료의 우수성은 연구논문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이달 초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한의사 연구팀이 국제학술지(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의 침술 중 하나인 동작침법(MSAT)을 한방통합치료와 병행할 경우 편타성 손상으로 인한 목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치료 기간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통사고 환자 97명을 한방통합치료군과 동작침법군으로 나누고 동작침법군은 한방통합치료와 함께 추가로 동작침법을 3회 진행했다. 5일간 동작침법 치료가 완료된 후 두 군의 통증 정도를 통증 평가척도(NRS)로 비교한 결과, 동작침법군은 3.56, 한방통합치료군은 4.66으로 동작침법군의 통증 개선 폭이 더 컸다. NRS는 10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통증이 덜하다는 의미다. 즉 동작침법의 즉각적인 통증 경감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지난 2013년에는 동작침법의 요통 완화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가 세계적 권위의 통증 관련 학술지(PAIN)에 게재되기도 했다.

한방에선 침·약침·추나·한약으로 통합치료

최근 자동차보험 업계에선 손해율의 주범을 한방치료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액은 14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56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한방치료의 증가분은 1581억원으로 13.7%에 불과하다. 또한 모든 교통사고 환자 치료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따라 수가와 인정 범위가 적용되고 금융당국의 철저한 심사도 거친다.

교통사고는 특성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가 종결되면 차후 진료에 환자의 추가적 지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환자들의 의료선택권을 넓히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장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해서는 효과성과 안전성이 증명된 한방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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