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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하루 2000명 퍼지는 이라크서 한국인 근로자 속속 귀국, 이틀새 34명 확진

중앙일보

입력

이라크 바그다드의 임시 병원. 신화통신

이라크 바그다드의 임시 병원. 신화통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신규 환자가 50명 가까이 나왔다. 지난 3월 25일(51명) 이후 최대다. 상당수는 이라크에서 입국한 주요 건설사 근로자들이 많다. 이라크는 최근 신규 환자가 하루 2000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 건설 근로자의 입국 방안을 마련 중이다.

국내 굴지 건설사 4곳 참여현장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신규 환자는 47명이다. 이 가운데 20명이 이라크 카르발라 대규모 정유시설 건설현장 한국인 근로자라고 한다. 해당 건설사업에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SK건설이 참여 중이다. 600명 이상(협력업체 포함)이 파견됐다.

코로나19 확진 근로자는 최근 같은 전세기를 이용해 이라크에서 카타르로 이동했다. 이후 카타르항공 QR858편으로 국내 입국했다. 전체 탑승객 216명 중 건설 근로자는 105명으로 파악됐다. 앞서 15일 14명이 먼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이라크 카르발라 관련 환자는 모두 34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윤태호 방역총괄반장. 연합뉴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윤태호 방역총괄반장. 연합뉴스

당국 "현지 집단발생 여파에 우리 국민 노출된 듯"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동지역 건설현장에서 코로나19 집단 발생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며 “그런 여파(이라크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져있는 상황을 지칭)에 우리 국민들이 많이 노출된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상당시간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의 코로나19 국가별 발생현황을 보면, 최근 3일간 이라크에서만 6300명의 환자가 쏟아졌다. 하루 평균 2100명이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중동지역 건설현장 근로자에 대한 (입국)조치를 어떻게 취할건지 부처간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 연합뉴스

추가 확진자 증가에 따른 대책마련 중 

방역당국은 이라크 발(發) 입국이 늘수록 신규 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대책을 마련 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 보호차원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이라크에서 더 많은 인원이 국내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특정 국가에서 입국하는 (확진) 사례 증가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 한화건설

임시생활시설은 운영 안할 듯 

앞서 정부는 이란과 이탈리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 등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국가에 전세기를 띄워 우리 교민을 귀국시켰다. 이후 임시생활시설에서 2주간 격리하는 조처를 추가로 취했다. 이라크에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임시생활시설의 경우 운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교민과 달리 해외 파견 근로자들은 국내에 거주지가 있어서다.

한편 지난달 27일 이라크 비스마야 내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한화건설 협력업체 직원 A씨가 코로나19로 숨졌다. 비스마야는 카르발라와는 직선거리로 80㎞가량 떨어졌다. 한화건설과 협력사는 필수 시설관리 인원만 남긴 채 직원들을 귀국시켰다. 공사는 모두 중단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스마야 쪽은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안다”며 “우리 건설사들이 참여한 중동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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