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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의혹과 진실 사이, 그 가운데 코인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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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소냐's B노트] 요새 국내 크립토 시장이 시끄럽습니다. 프로젝트의 토큰 이코노미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중 일부는 코인러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덜미가 잡히기도 했습니다. 코스모체인이 대표적입니다. 남몰래 3억5000개나 토큰을 추가 발행한 게 발각돼 퇴출 위기에 몰린 상태입니다.

코인러가 던진 의혹과 프로젝트 팀의 반론이 맞서며 뭐가 맞고, 뭐가 틀린지 코린이들이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힌트체인(HINT)은 최근 유통량에 관한 의혹을 받았습니다. 국내 한 크립토 커뮤니티에서 일부 유저들이 문제 제기를 했고, 여기에 힌트체인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모두 나온 지금, 코인러들은 누구의 말을 믿을 것인지 판단을 내릴 때입니다.

#힌트토큰 발행량, 10억+1개… 왜?

힌트체인은 블록체인 기반 음식 관련 메타데이터를 수집, 활용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당초 이더리움 기반으로 개발하다가 지난해 7월 클레이튼 생태계에 합류했습니다. 혼밥 요리 레시피를 제공하는 인기 앱 해먹남녀를 운영하는 바이탈힌트가 만들고, 유명 셰프의 매장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롯데와 손잡고 실사용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클레이튼 생태계로 옮기면서 힌트체인의 암호화폐 힌트토큰은 클레이튼의 모니터링 프로그램 스코프에서 추적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힌트토큰 발행량이 10억1개로 당초 발행량보다 1개 늘어난 게 스코프에 잡혔습니다.

알고 보니 힌트체인이 기존 사용하던 해먹 지갑 대신 클립 지갑을 사용하기로 결정, 재단이 락업했던 토큰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코드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소각 테스트 과정 중 1HINT에 대한 소각 코드를 실행한 뒤 발행 코드를 실행하기로 했으나 오류가 발생해 후자만 제대로 실행된 것이죠.

힌트체인은 이를 공지하며 추가 발행된 1HINT에 대해 즉각 바이백을 한 뒤 락업을 걸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정보는 0xe4b143427a22e39f0306844b7114d3f08a8ada06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힌트토큰의 발행량 문제는 그닥 큰 이슈가 아닙니다. 코스모체인처럼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프로젝트 팀에서도 즉각 명확한 입장을 내놨죠. 논란이 된 건 유통량입니다.

#누군가가 던진 힌트토큰 유통량 의혹

발단은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비롯됐습니다. 7월 8일 ‘먹튀 준비중인 김치코인 힌트체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커뮤니티에 게시됐습니다. 글의 작성자는 8일 오후 이동한 3953만HINT를 추적한 결과, 해당 물량이 재단 지갑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곧 거래소에 투하될 예정이라며 힌트체인이 먹튀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게시된 ‘(팩트) 힌트체인 유통량 논란 종결’이라는 글의 작성자는 수억개 물량이 코인원 지갑에 있으며, 스테이킹 물량까지 합치면 힌트토큰이 공지한 유통량보다 2배는 더 풀렸다고 주장했습니다(현재 두 글은 커뮤니티에서 볼 수 없도록 조치된 상태입니다).

이들이 힌트토큰의 유통량에 의혹을 던진 이유 중 하나는 힌트체인이 매달 공개했던 실제 유통량 공시 서비스가 현재 제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3월 힌트체인은 기업과 파트너십 계약으로 임시 NDA(기밀유지협약)를 체결한 뒤로 유통량 공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힌트체인에 따르면 NDA는 합의된 특정 시점까지 임시로 유지되며 이후 다시 월별 공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인디가 정지웅 힌트체인 대표에게 언제쯤 다시 공지가 되는지 묻자, 정 대표는 “매월 공개하던 유통량이 전략적 NDA로 체결된 것일 뿐 클레이튼 스코프를 통해 발행량과 유통량을 상시로 확인 할 수 있다. NDA 관련 일정은 커뮤니티에서 우선 공지하겠다고 한 상황이어서 언론을 통해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답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고충… "파트너는 공개를 꺼리고, 홀더는 알고 싶어한다"

NDA를 체결한 것은 파트너사들이 전략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홀더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임시적으로 유통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죠. 클레이튼 스코프를 통해 이체내역, 지갑별 보유량 등은 확인 가능한 상태입니다.

정 대표는 코인원 지갑에 이미 수억개 물량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당초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10억개 중 절반을 투자자들한테 분배했고, 이들 중엔 법인 투자자들도 많다. 그런데 법인을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서비스가 거의 없다 보니, 일부는 법인 명의로 공동 관리되는 거래소 계정에 분배 받은 힌트토큰을 보관하고 있다. 법인 계정과 관련해선 사전에 코인원 측에게도 양해를 구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일반 홀더들 입장에선 실제 얼마만큼의 힌트토큰이 유통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초기 투자자들에게 분배된 힌트토큰의 락업 해제 스케줄도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힌트체인은 쟁글 등 공시 플랫폼이나 클레이튼 스코프,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견제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정 대표는 "쟁글과는 커뮤니티 공지나 공시 정보, 마케팅 활동 등에 관해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상시로 긴밀히 협업 중으로 유통량 등에 대해 공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법적 장치가 없는 게 문제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으로는 규제화가 돼야 한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는 투자자와 암호화폐 홀더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서로 상충하는 지점이 있다"며 "파트너에 치중하면 홀더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홀더에게 집중하면 파트너가 협업에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번 일도 파트너사 편의에 맞추는 과정 중 홀더들에게 일부 부담이 돌아가게 되면서 일부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이 없으려면 암호화폐 규제법인 특금법 개정안과 시행령에 기대를 걸어야 할까요. 특금법만으로 이 같은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특금법의 주요 논의 대상은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사업자입니다. 누구를 규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죠. 규제의 궁극적 목표는 투자자 보호이긴 하나, 지금의 걸음마 단계에선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Sonia’s Note 결국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유통량은 프로젝트 팀 입장에서도 매우 민감한 이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유하는 경우는 보기 드뭅니다. 그렇다면 코인러들은 제대로 된 법적 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모험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철저히 운에 맡기는 투자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투자 승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신뢰할 만한 정보를 많이 가지면 됩니다. 본인이 들고 있는 게 정말 괜찮은 토큰인지 판단할 만큼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의 불안은 점차 수그러들 것이고 의혹은 자연스레 풀리게 될 겁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현재는 프로젝트 팀과 소수 코인러가 주도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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