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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하루 23만명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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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강화 대상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유전자 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화가 시행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강화 대상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유전자 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화가 시행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휘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대치인 23만370명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6월 12일의 신규 확진자 13만6524명에서 대폭 늘었다. 각국이 여행 제한, 거리두기, 모임 자제 등 다양한 방역 조치를 계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지구촌에서 더 크게 번지고 있다.

미국서 6만명…브라질·인도 확산 #하루 전세계 확진자 수 최다 기록 #정은경 “정점 몰라, 장기전 준비를” #지난 3월 25일 이후 가장 많아 #5월 192명, 6월 323명, 7월 288명 #“백신 개발에 수년…종식 역부족”

WHO에 따르면 지구촌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월 12일 2065명에서 3월 12일 6519명으로 1만 명 이내로 늘었다가 4월 12일 8만4045명, 5월 12일 8만1508명으로 폭증했다. 이후 5월 말부터 하루 10만 명을 넘어선 뒤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WHO는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255만2765명에 이르며, 총 사망자도 56만1617명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세계 신규 확진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세계 신규 확진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는 대륙을 돌아다니며 확산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이 주된 피해 지역이었다. 중국을 강타했던 코로나19는 이후 시차를 두고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3월 들어선 중국에선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내로 줄어든 대신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과 미국이 새로운 피해 지역으로 등장했다. 3월 하순 유럽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대로 수직 상승했다. 유럽에선 5월 하순부터 신규 확진자 숫자가 2만 명 이내로 유지되면서 확산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다른 지역이 뚫리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인도 등 서남아시아에서 번졌다. 5월 1일 1993명이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는 이달 12일 현재 2만8637명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는 아프리카로도 향해 5월 이후 꾸준히 확진자가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서는 하루 1만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도 5월 이후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코로나19 최대 발생국이 됐다. WHO에 따르면 12일 미국의 확진자는 6만6218명으로 총 누적 316만여 명이다.

코로나19가 번지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인 백신에 대한 기대치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당분간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는 게 현실적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 정부 자문위원인 감염병 전문가 아르노 퐁타네는 12일 프랑스 매체 BFMTV와 인터뷰에서 “백신을 개발하려면 수년이 걸린다”며 “전 세계에서 전례 없는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일부 효과가 있는 백신은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코로나19를 종식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유입 확진자 급증세 어제 43명…또 국내 발생자 추월 

나라 바깥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는 국내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확진자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62명 중 해외 유입 확진자가 43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이 국내 발생을 역전한 건 이달 들어 7·8·10·12일 이후 다섯 번째다. 또 지난 3월 25일(51명) 이후 110일 만에 가장 많았다. 월별 해외 확진자 수를 봐도 5월 192명, 6월 323명에서 7월 들어선 이날까지 13일간 288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 유행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국가가 봉쇄나 이동 제한을 풀고 방역 조치를 완화한 이후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어느 나라도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을 예측할 수 없는 유행의 확산기”라며 “WHO도 ‘현재 상황으론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는 어렵다’고 언급하고 있어 코로나19 유행에 대한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 격리와 3일 이내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입국 시 무증상이어서 검역을 통과하더라도 2주 자가격리 동안 확진자가 걸러지기 때문에 국내 지역사회로 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와 치료만으로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코로나 방역과 의료체계에 지장을 줄 수 있어서다. 특히 수도권과 광주·대전 등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해외 입국 환자들까지 늘어나면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 격리와 관련, “행정적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이라며 “지금 중앙부처 공무원이 파견 가고 있는데 일상적 업무를 축소한 상태에서 파견이 이뤄지고 있어 부담을 상당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자 격리 시설이 부족해 확충에 나섰다. 윤 반장은 “12일부터 서울 지역의 임시생활시설을 신규로 열었다”며 “총 8곳 3022실의 임시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8곳에 12일 기준으로 2471명이 격리돼 있다.

정부는 해외 유입 확진자 차단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방역 강화 대상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경우 입국 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토록 했다. 13일부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9일부터 방역 강화 대상국의 정기 항공편 좌석 점유율을 60% 이하로 해 운항토록 하고,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2주간 의무 격리토록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남반구는 가을철로 접어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고, 북반구에서 여름철이 되며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빗나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도 중요하지만 자국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해, 발생 동향이 높은 국가를 타깃으로 서둘러 방역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정·임선영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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