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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행복한 노후 생활? 골고루 먹고 말벗 사귀고 많이 움직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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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노쇠 막는 7가지 습관 ‘건강하게 나이 들기’는 고령사회의 최대 화두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하는 건 자연의 이치이지만 누구나 다 노쇠(허약)해지는 건 아니다. 근력이 떨어지고 보행 속도가 느려지며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은 활기찬 노년기를 보내기 힘들다. 노쇠한 노인은 낙상·골절·거동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건강한 노인에 비해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다. 최근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팀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14년간(2005년 1월~2018년 12월) 출판된 논문 5853편을 체계적 문헌 고찰 방식으로 연구한 결과를 기초로 노쇠 예방 수칙을 발표했다. 노쇠와 멀어지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젊을 때부터 예방법을 준수해 ‘건강 백세시대’를 준비하자.

습관 따라 노쇠 발생 위험 차이 #치아 하나 보존할 때마다 5%↓ #약 여섯 개 이상 먹으면 5.6배↑

1 다채로운 식단으로 양껏 식사하기

나이가 들면 음식 선호도가 명확해져 식습관이 고정되는 데다 식사 준비가 수월하지 않아 밥과 김치 또는 간편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편식은 노쇠 발생 위험을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전략을 강조한다. 첫째, 생선·과일·채소류, 저지방 유제품, 살코기 고루 먹기다. 이런 음식에는 노쇠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되는 단백질과 다양한 비타민(B6·B9·D)이 들어 있다. 둘째, 충분하게 먹기다. 저체중(체질량 지수 18.5㎏/㎡ 미만)이면 노쇠 발생 위험이 1.7배 증가하므로 노년기엔 무조건적인 소식은 위험할 수 있다. 다만 고도 비만(체질량 지수 30㎏/㎡ 이상)인 사람은 노쇠 발생 위험이 1.4~4배 늘어나므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좋다.

2 위생 관리로 튼튼한 치아 유지하기

나이가 들수록 구강 조직이 약해지고 위생에 소홀해 치아를 상실하기 쉽다. 노쇠 발생 위험은 씹는 힘이 약하면 2.8배, 잇몸병이 중하면 2.1배 증가한다. 반대로 노년기에 치아를 하나 보존할 때마다 노쇠 발생 위험은 5%씩 감소한다. 따라서 하루 세 번 칫솔질하고 6개월마다 치과 검진을 받고 치석을 제거해 구강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틀니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더 주의하자. 식사 후 틀니와 입속을 물로 헹구고 취침 전에 부드러운(전용) 칫솔을 이용해 틀니를 닦는다. 자기 전 틀니를 빼놓으면 잇몸이 회복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때 틀니를 의치 세정제나 물을 채운 용기에 담가 두면 틀니의 변형을 막을 수 있다.

3 노년에 시작해도 효과 있는 금연하기

흡연은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 유해 요소다. 각종 암은 물론 심혈관·뇌혈관 질환, 폐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흡연은 노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흡연자의 노쇠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의 1.5~2.9배다. 흡연은 노쇠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므로 건강한 삶을 위해 담배를 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기에 금연을 시작해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므로 늦었다고 자포자기할 필요 없다. 효과적으로 금연하려면 주변인에게 금연을 선언하고 금단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물을 자주 마신다. 흡연 욕구를 부르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피하고 금연을 잘 지키면 여행·선물 등으로 자신에게 보상한다.

4 만성질환 관리하고 복용 약 줄이기

만성질환 중 고혈압·당뇨병·뇌졸중·만성 폐쇄성 폐 질환·골다공증·대사증후군·관절염은 노쇠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화 현상으로 간과하기 쉬운 시력·청력 저하도 노쇠를 부르는 건강 문제로 꼽힌다. 노쇠 발생 위험이 시력 손상인 경우 2.1배, 청력 손상인 경우 1.4배 높아진다. 따라서 만성질환이 있거나 시청각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만나 질환 정도를 평가받고 적절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 복용 약 관리도 필수다.

6개 이상 약을 먹는 사람에게서 노쇠 발생 위험이 5.6배나 증가했다. 노년기에는 다양한 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을 복용 중인 사례가 많다. 복용 약물 평가를 정기적으로 받아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약은 중단하는 게 좋다.

5 친구·이웃과 자주 어울려 지내기

왕성한 사회활동 여부는 건강관리, 영양 상태, 신체 활력 수준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회활동과 사회적 역할이 줄고 사회적 관계가 약해진 사람은 노쇠 발생 위험이 3.9배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년기에 가까워질수록 어울려 지내는 게 좋다는 의미다. 가능한 한 자주 외출하고 친구·이웃과 왕래한다. 매일 주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이것이 어렵다면 전화로라도 대화를 시도한다. 전문가들은 배우자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부부간에 함께 건강을 관리하면 생활습관과 환경을 공유하고 있어 건강 상태를 동반 상승시킬 수 있다. 서로 공감·격려하면서 지지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 노쇠 예방에 큰 힘이 된다.

6 다양한 근력·유산소·균형 운동하기

운동하면 심장 기능이 강해지고 근육이 단련되며 관절이 유연해져 활기찬 생활을 하는 데 도움된다. 노쇠 예방에 효과를 보려면 근력·유산소·균형 운동을 두루 해야 한다. 나이가 들었어도 꾸준하게 근력 운동을 하면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젊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근력을 단련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을 성실히 하고 좌식 생활을 줄이면 기능 저하를 막고 평균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균형 운동은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보행 능력을 향상한다. 이땐 특정 부위나 운동법에 얽매이지 말고 신체 전반을 고루 쓰고 다양한 운동법을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상 방지다. 노쇠는 흔히 ‘금이 많이 간 그릇’에 비유된다. 가벼운 충격에도 깨지기 쉬운 상태로 자칫 운동하다가 다치면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을 최우선시한다.

7 긍정적인 생각으로 외로움 다스리기

외로움·고립감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이다. 외롭거나 고립감을 심하게 느끼면 우울감을 자주 호소하고 스트레스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몸이 된다. 우울 증상이 심각하면 노쇠 발생 위험이 2.2배까지 상승한다. 매사에 흥미가 없고 무관심하거나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면 노쇠 발생 위험이 각각 2.9배, 1.9배 높아진다. 반대로 긍정적인 정서를 가지면 노쇠 발생 위험을 8% 줄일 수 있다.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취미를 익히는 등 생산적인 활동으로 심신을 풍요롭게 채우는 게 중요하다. 우울 증상이나 외로움 같은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현명하다.

도움말=이윤환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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