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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분향소 애도 100만명, 서울시葬 반대 청원 55만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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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고건 전 국무총리. [뉴스1]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고건 전 국무총리. [뉴스1]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12일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빈소가 차려지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데 이어 이날 정오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조문했다. 그는 “박 시장은 문화적 마인드가 굉장히 강한 분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 만든 아름다운가게 이사를 지냈다. 임종석 대통령외교안보특보 등도 빈소를 찾았다.

장례위 “피해자 비난 멈춰달라” #코로나 고려, 영결식 온라인으로 #성폭력상담소 등 서울시장 반대 #법원, 서울시장 취소 가처분 각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뉴시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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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장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12일 장례 일정과 관련해 “13일 오전 7시30분 서울대병원 발인, 오전 8시30분 시청 영결식, 이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고향(경남 창녕)에 매장한다”며 “박 시장 영결식은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고 소박하게 치른다는 기조하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성희롱을 고발한 전직 비서와 관련해 “피해 호소인에 대한 비난과 가해, 압박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거듭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 [뉴스1]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 [뉴스1]

서울시가 11일 서울시 청사 앞에 마련한 서울시민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은 12일 분향 도중 박원순 시장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기도 했다. 조문하기 위해 멀리서 왔다는 한 여성은 “업적을 남긴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애석하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청사 정문에는 추모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이 나붙었다. 서울시가 전날 홈페이지에 개설한 ‘온라인 분향소’에도 이날 오후 10시 현재 100만 명 넘게 클릭하며 애도를 표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는 10~12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사진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그러나 박 시장의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두고 ‘비판론’이 거세다. 시민분향소 한쪽에서는 한 시민이 ‘범죄자 장례에 세금을 쓰는 것이 맞냐’ ‘문재인 대통령 퇴진’ 등을 외치다가 조문객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시장(葬)으로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12일 오후 10시 현재 동의가 55만 명(청와대 답변 기준 20만 명)을 넘었다. 청원 등록 이틀 만이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청원

청와대 청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박 시장은,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마지막 사람이라 내게도 충격이 컸다”며 “나를 포함해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으며 우리들도 어느새 잡놈이 됐다”고 썼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바른인권여성연합 등도 ‘서울특별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해시태그 릴레이 운동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2차 가해행위’에 시달리고 있는 성희롱 고소 여성을 보호하자는 운동이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 강용석 변호사가 김모씨 등 시민 227명을 대리해 낸 서울특별시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공금의 지출을 문제 삼는 ‘주민소송’의 일환으로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방자치법상 주민소송의 선행 요건인 감사 청구를 하지 않아 신청인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문희철·박현주·권혜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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