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년 8개월 만에 광양제철소 3고로(高爐)의 개수 작업을 마치고 재가동한다.
포스코는 10일 오전 전남 광양시 3고로 현장에서 최정우 회장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수를 마치고 불을 집어넣는 화입식(火入式)을 진행했다. 고로는 철광석을 이용해 쇳물을 만드는 제철소의 핵심 설비다.
고로는 한번 멈추면 쇳물이 굳어 재가동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 내구성이 떨어지거나 품질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내부 내화벽돌을 교체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개수 작업을 해야 한다. 광양제철소 3고로는 1990년 12월 첫 가동 이후 2007년 한 차례 개수했고 13년만에 다시 개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개수를 통해 광양 3고로는 초대형·스마트·친환경 고로로 다시 태어났다. 내부 용적을 4600㎥에서 5500㎥으로 늘려 생산성을 25% 높였다. 연간 460만t의 쇳물을 생산한다. 고로는 쇳물을 너무 많이 생산하면 내구성이 나빠지고 너무 적게 생산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번 개수로 쇳물 생산량을 최적화해 설비 수명을 늘리고 탄소 배출 저감, 원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생산기술을 도입해 조업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고, 배출가스 청정설비, 슬래그(쇳물 찌꺼기) 회수 설비를 개선했다.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를 에너지로 바꾸는 부생 에너지 회수율도 높여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이번 개수 완료로 포스코는 전 세계 5500㎥ 이상 초대형 고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하게 됐다.
고로의 불을 완전히 끈 5개월을 포함해 1년 8개월 동안 4000억원을 투자했고 연인원 23만명이 참여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광양 3고로는 첫 화입 이후 29년 3개월 동안 9700만t의 쇳물을 생산해 포스코의 성장과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돼 왔다”며 “이번 화입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대한민국 제조업 리스타트의 신호탄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코로나19 여파와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 등으로 고전 중이다. 올 2분기엔 2000년 분기 실적 공시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별도 기준)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측은 “상황이 어렵지만 최대한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생산, 판매 정상화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