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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서둘러 가시려고 그리 열심히 사셨나"···정치권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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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가구박물관에 마련된 지휘본부에서 119 구급차 2대가 긴급히 빠져나가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00710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가구박물관에 마련된 지휘본부에서 119 구급차 2대가 긴급히 빠져나가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00710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7시간 만인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애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날 예정된 ‘부동산 종합대책’ 당정협의를 취소했다. 개별 의원들도 인터뷰 일정 등을 취소하며 발언을 조심하는 분위기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낙연 의원도 이날 예정된 언론사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 시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손혜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서둘러 가시려고 그리 열심히 사셨나요. 제 맘속 영원한 시장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썼다.

특히 박원순 계 의원들의 충격은 컸다. 박 시장이 최근 정치적 행보를 본격 시작하면서 모임을 갖는 등 스킨십을 늘려나갔기 때문이다. 박홍근(서울 중랑을)ㆍ기동민(서울 성북을) 의원을 비롯해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서울 강북갑)ㆍ윤준병(정읍-고창)ㆍ김원이(목포) 의원 등이 박원순 계로 분류된다. 한 박원순계 의원 측 관계자는 “실종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꼭 발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식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당초 박 시장은 전날(9일) 일부 의원들과아침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모임을 취소했다고 한다. 실종 전날 박 시장과 만찬을 했다는 한 민주당 의원은 “만찬 분위기가 좋았고, 박 시장에게 평소와 다른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서울판 그린뉴딜’에 대해 한 참석자가 ‘중앙정부가 배워야 할 정책’이라고 치켜세우자 박 시장도 흐뭇해했다”고 전했다.

김두관 의원 페이스북

김두관 의원 페이스북

애도와 동시에 민주당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시장은 8일 자신의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당 광역단체장으론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박 시장은 과거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현재로선 불똥이 어떤 식으로 튈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진 의원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미투’ 의혹도 또 번지더니 씁쓸하다”며 “수습할 일이 많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초선 의원은 “미투 의혹이 있다면 당에는 분명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인데 그것마저도 말하기가 참 어렵다”고 했다.

통합당은 이날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9시20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라며 “모쪼록 언행에 유념해 주시기를 각별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해리·김홍범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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