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위 걷다가 훨훨 날아볼까…여름 낙동강 즐기는 법

중앙일보

입력 2020.07.10 00:02

업데이트 2020.07.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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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힘내라 대구·경북 ③ 상주

경북 상주는 뼈대 있는 도시다. 고려 시대인 1314년 경주와 상주의 이름을 따 ‘경상도’가 생겼다. 조선 시대에는 도를 관할하는 경상감영, 즉 도청 소재지였다. 고대국가인 사벌국과 가야도 상주를 중심으로 위세를 떨쳤다. 땅덩이는 얼마나 넓은지, 서울의 갑절이 넘는다. 드넓은 상주에서도 예부터 관광의 중심은 낙동강이었다. 조선 선비들은 낙동강에서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겼다. 지금은? 온몸으로 낙동강을 만끽한다. 자전거 타고 강변을 질주하고, 수상탐방로를 걷고, 낙하산 타고 하늘에서 강을 굽어본다. 여름 상주는 낙동강이 있어서 해수욕장과 워터파크가 부럽지 않다.

자전거 타고 경천섬 나들이
도보교 건너면 수상탐방로
패러글라이딩·승마 체험도

한국의 자전거 수도

상주를 찾은 여행자는 예나 지금이나 낙동강을 벗 삼아 논다. 조선 선비들은 낙동강 700리 가운데 천하절경이라는 ‘경천대’에서 풍류를 즐겼고, 2020년 관광객은 ‘수상탐방로(사진)'와 국내 최장 도보 현수교인 ‘경천섬 낙강교’를 걷는다. 최승표 기자

상주를 찾은 여행자는 예나 지금이나 낙동강을 벗 삼아 논다. 조선 선비들은 낙동강 700리 가운데 천하절경이라는 ‘경천대’에서 풍류를 즐겼고, 2020년 관광객은 ‘수상탐방로(사진)'와 국내 최장 도보 현수교인 ‘경천섬 낙강교’를 걷는다. 최승표 기자

경기 전반이 침체한 코로나 시대, 불티나게 팔리는 물건도 있다. 바로 자전거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일사분기 자전거 판매율이 지난해보다 45% 늘었다고 밝혔다. 아시는가. 한국의 자전거 수도가 상주라는 사실을. 상주는 자전거 보유율이 가구당 2대로 전국 1위다. 상주 사람은 자전거 타고 직장과 학교를 다니고, 관광객은 두 바퀴로 강변을 질주한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낙동강자전거길’이 상주를 지난다. 산에도 자전거길이 잘 나 있다.

상주에는 자전거박물관도 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1925년 상주에서 열린 ‘조선 팔도 자전차대회’를 다뤘다. 그때 엄복동 선수가 탄 자전거가 박물관에 있다. 박물관에서 무료로 자전거도 빌려준다. 단 박물관을 벗어날 수 없어 아쉽다. 그렇다면 경천섬으로 가보자. 섬 입구에서 자전거(1시간 5000원)를 빌려준다. 경천섬은 원래는 모래가 쌓여 형성된 삼각주였는데, 2012년 4대강 사업을 벌이면서 관광지로 거듭났다. 지난해 11월 수상탐방로, 올해 1월 국내 최장 도보 현수교 ‘낙강교’가 개통했다. 강천섬은 남이섬 절반 크기(20㎡)다. 느긋하게 자전거 타고 수상 탐방로까지 다녀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강바람길 걷고 카누·수상스키까지

경천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경천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경천섬~낙강교~수상 탐방로 코스는 ‘낙동강 강바람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걷기도 좋다는 말이다. 지난 2일 무더위에도 선선한 강바람 쐬며 걷기에 좋았다. 강바람길 중에는 ‘경천대(擎天臺)’ 코스도 있다. 선비들이 낙동강에서 으뜸으로 꼽던 풍광을 두 발로 느끼는 길이다. 경천대 인근에 한국 최고 수준의 국제 승마장이 있다. 말을 타고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상주보에서 보트를 타는 가족의 모습. 멀리 낙강교가 보인다. 최승표 기자

상주보에서 보트를 타는 가족의 모습. 멀리 낙강교가 보인다. 최승표 기자

머지않아 푹푹 찌는 삼복더위가 시작된다. 뒷짐 지고 낙동강을 구경하지 말고 뛰어들 때다. 상주보·낙단보 수상레저센터에서 다양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상주보에서는 카누·카약·수상자전거 같은 무동력 레저와 소형 유람선을, 낙단보에서는 수상스키·바나나보트 등 동력 레저를 체험할 수 있다. 신왕승 상주시 수상레저센터 관리팀장은 “주말에는 200~300명이 몰려 북적거리지만, 평일은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승마장에서 아이들이 말에게 당근을 주는 모습. 최승표 기자

승마장에서 아이들이 말에게 당근을 주는 모습. 최승표 기자

아이와 함께라면 국립 낙동강 생물자원관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담수 환경을 연구하는 기관인데, 전시 공간도 잘 갖췄다. 재두루미·담비 등 낙동강에 사는 동물부터 기린·사자 박제까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큰바다쇠오리, 후이아 등 멸종 조류 전시도 눈길을 끈다.

하늘서 굽어본 낙동강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낙동강 위를 나는 관광객. 최승표 기자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낙동강 위를 나는 관광객. 최승표 기자

상주 서쪽으로 백두대간 69.5㎞가 지난다. 국립공원인 속리산을 비롯해 해발 800~900m급 명산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요즘 산꾼이 몰리는 산은 따로 있다. 낙동면 나각산이다. 나지막한 산 정상(240m)에 서면 낙동강 굽이치는 풍광이 360도로 펼쳐진다. 산 정상부에 30m 길이 출렁다리도 있다. 강 건너 의성군에서 온 김주호(62)씨는 “일주일에 네댓번 나각산을 오른다”며 “왕복 1시간 반 코스로 부담이 없고 안동·구미·김천 등 주변 도시까지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높은 곳에서 굽어보는 전망이라면, 중동면 학 전망대와 청룡사도 뒤지지 않는다. 학 전망대는 자동차로 찾아갈 수 있어 편하다. 청룡사 대웅전에서 가파른 산길을 300m 걸어 오르면 경천섬과 상주보, 낙단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예 새처럼 날아오르는 방법도 있다. 덕암산(328m) 자락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할 수 있다. 변해준 상주 활공랜드 대표는 “패러글라이딩 명소인 경기도 양평이나 충북 단양보다 비행 높이는 낮지만, 안전하게 ‘사면 비행’을 할 수 있다”며 “낙동강 700리가 시작하는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역시 상주 사람의 가장 큰 자랑은 낙동강인가 보다.

여행정보
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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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에서 상주 낙동강 권역까지 약 210㎞, 자동차로 3시간 거리다. 오는 7월 19일까지 상주박물관·자전거박물관 입장이 무료이고, 수상레저센터에서는 10월 31일까지 카약·패들보드·수상자전거 등 무동력 레저를 무료 체험할 수 있다. 19일까지 온라인몰에서 5개 관광지를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천원의 행복’ 티켓도 판다. 20일부터는 4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그래도 싸다. 인터넷에서 ‘상주나드리’를 검색하면 된다. 패러글라이딩은 6만원선이다.

상주=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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