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구속된 교사 A씨(40대)가 해당 학교에 오기 2년 전부터 경남의 한 학생수련원에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추가 수사에 나섰다. A씨의 휴대전화에서 해당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과 사진이 무더기로 발견돼서다.
김해중부경찰서는 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이어 A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나온 샤워실과 화장실의 '몰카' 사진과 영상이 이 수련원 등과 관련이 있는지를 수사할 계획이다. 해당 수련원은 경남교육청이 운영하는 곳으로 한해 2000여명이 이용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경찰, 9일 몰래카메라 설치 혐의로 A씨 구속 #A씨, 수련원과 고성의 한 고교에서도 근무 #휴대폰서 발견된 무더기 영상과 관련성 수사
A씨는 2015년쯤부터 경남 고성의 한 고교에서 근무하다 2018년 3월쯤 이 수련원에 파견 형식으로 옮겨가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어 올해 3월 김해의 한 고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해 한 고교에 설치된 몰카와는 별도로 다른 시설의 샤워실과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가 “방대한 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경찰은 이 영상을 A씨가 전임 근무지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구속돼 신병이 확보된 만큼 A씨의 휴대폰 등에서 발견된 사진과 영상이 전임 근무지와 관련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할 것”이라며 “전임 근무지의 화장실과 샤워실이 A씨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 및 영상 속의 장소와 맞는지를 대조하는 식으로 확인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A씨가 근무했던 김해의 한 고교 교직원이 1층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학내 폐쇄회로TV(CCTV) 등을 확인한 뒤 A씨가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정황을 발견하고 오후 5시30분쯤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몰카를 설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는 “내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당일 교직원들이 카메라를 발견했다”며 몰카 촬영일이 하루뿐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찰이 해당 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다른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최초 발견된 몰카에는 일부 영상만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A씨의 휴대폰 등에서 다른 곳에서 촬영된 몰카 사진과 영상을 무더기로 확인하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서 방대한 분량의 다른 몰카 사진과 동영상이 나오자 이를 근거로 A씨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이때 확보한 개인용 컴퓨터 등에 다른 불법 촬영물이 있는지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은 A씨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과 영상이 전임 근무지에서 직접 촬영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며 “이 부분이 확인되면 이 사진과 영상이 다른 성 관련 사이트 등에 유포됐는지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