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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올리는 이용료, 아마추어 골퍼 울리는 골프장 카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트피 등 골프장 이용료의 무리한 인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 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카트피 등 골프장 이용료의 무리한 인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 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요금만 올려받는 실정이 개탄스럽다. 무리한 요금 인상을 제한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 #요금 올라도 만족도는 낮아 #카트 노후화로 사고도 발생 #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체육시설 등록 골프장 그린피 인상'이라는 주제로 청원 글이 올라왔다. 골프장 이용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골프의 대중화를 저해한다는 주장과 함께 비중있게 문제 제기한 부분이 카트피 인상이었다. 편리하면서도 원활한 라운드 진행을 위해 도입한 카트를 국내 골프장들이 골퍼들의 불편함을 초래했다는 주장이었다. 이 청원에는 9일까지 1만5430명이 동의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골프장 카트에 대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불만이 계속 커지고 있다. 대중제, 회원제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국내 골프장들은 의무적으로 카트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값비싼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카트피는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팀당 기준으로 2011년 평균 7만3900원에서 올해 8만4500원으로 14.3%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은 2011년 7만9200원에서 올해 8만9500원으로 13% 증가했다. 특히 회원제 골프장 중 카트피를 7만원 이하로 받는 골프장은 없다. 골프 프리미엄 전문지 JTBC골프 매거진이 지난달 11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분야별 요금 체감도에서도 "카트피가 가장 비싸다"는 의견에 가장 많은 42%가 응답했다.

지난 5일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일어난 카트 사고로 골퍼들이 크게 다쳤다. [사진 SNS 캡처]

지난 5일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일어난 카트 사고로 골퍼들이 크게 다쳤다. [사진 SNS 캡처]

정작 안전 관리는 카트피 인상을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 5일엔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야간 라운드를 즐기던 골퍼 2명이 카트 사고로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후화된 카트의 브레이크 문제가 원인이었다. 지난 2016~18년엔 배터리 문제로 골프장 카트가 폭발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골프장은 고객 편의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카트피 인상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유지 보수비 인상, 노후 카트 교체 등도 이유로 들고 있다. 경기 광주의 강남300CC, 충북 진천의 천룡CC가 그런 경우다. 강원도 평창의 용평골프장처럼 아무 설명 없이 카트피를 인상시킨 곳도 있다.

일부에선 골프장 측의 카트피 폭리가 심각하다고 본다. 기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카트 구매 단가는 대략 1000만원 전후다. 하루 두 번 운행하면 56일이면 구매 비용을 뽑을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모두 골프장의 수익이 된다. 한국골프소비자원이 조사한 국내 골프장 카트피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3587억원에 달했다. 전체 골프장 매출액(3조2641억원)의 10.9%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카트피의 대폭적인 인하는 물론, 징수 방식도 팀당이 아닌 1인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대중 골프장은 2000년부터 세금을 크게 감면해줬다. 감면에 따른 혜택이 470만 골퍼에게도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연·김지한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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