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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 '이간질·돌림 왕따·배신자'…경주시청팀은 어떻게 ‘그들만의 왕국’이 됐나

중앙일보

입력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팀 최고참인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고 따돌림 시키고,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지난 6일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5년 경주시청팀 남성 주장을 맡은 A선수는 “동료들 모두 여자팀 주장인 선수를 처벌 1순위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팀 주장은 어떻게 경주시청팀을 ‘자신만의 왕국’으로 만들었을까.

①“‘돈 따라간 애’라고 소문내라”

‘돈 따라간 애’라고 소문내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돈 따라간 애’라고 소문내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A선수는 “지난해 10월 쯤 팀을 옮긴 한 선수를 두고 ‘우리를 배신하고 돈 보고 다른 팀 따라간 애’라는 소문을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를 두고 ‘머리가 비고 생각이 없는 X’이라는 소문을 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주장이 최숙현 선수를 두고는 정신병자라고 했다”며 “다른 팀에 소속된 나에게 전화해 경주시청팀 후배들 욕을 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도 털어놨다.

②“왕따시켰다 잘해줬다 반복하며 길들여”

왕따시켰다 잘해줬다 반복하며 길들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왕따시켰다 잘해줬다 반복하며 길들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장 선수는 팀 내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따돌렸다. 동료 선수 B씨는 “주장은 시기별로 팀 내 한명씩 왕따를 시켰고, 그 선수와는 아예 말도 못 섞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 선수 C씨는 “주장이 같은 팀 선수를 왕따시키는 패턴이 매년 똑같이 반복됐다”며 “시즌이 시작되기 전엔 재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해주다가, 계약을 맺은 후엔 왕따를 시키고 폭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선수를 왕따시키고, 이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 잘해주며 후배를 길들였다”고 설명했다.

③“팀 나가면 고소한다”

팀 나가면 고소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팀 나가면 고소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B선수는 팀을 나가면 고소하겠다는 협박도 받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최 선수랑 같이 감독 등을 고소하기 위해 증거를 모으고 있었는데, 지난해 10월쯤 내가 팀을 옮기겠다고 하니 팀을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경주시청 여자팀의 주장 선수는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 출석해 “폭행한 적은 없다. 같이 지내온 시간은 마음 아프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글=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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